-‘수학 해결사’ 한창수박사 소개 공부 방법-
어떻게 하면 수학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최근 ‘수학공부 절대로 많이 하지마라!’(사회평론)라는 책을 펴내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한창수씨(38)는 “논리적 학문인 수학을 가장 비논리적으로, 무식하게 공부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면서 “기초만 든든하게 닦고 자신의 공부 방법과 습관 등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고쳐나가면 수학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뒤늦게 KAIST에 들어가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대전의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한씨의 별명은 ‘수학 해결사’. 학비 마련을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이왕 할 거면 프로처럼 하자’고 생각한 한씨는 유명 강사의 학원을 섭렵하고 많은 수학 서적을 정리한 후 십수년 동안 수학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쳤다. 그는 비싼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누구나 갖고 있는 교과서나 참고서·문제지를 이용, 실력을 한 수준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단 ‘할수록 손해나는 공부 방법만 피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단다.
수학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첫번째 이유는 기초가 없기 때문. 중학생일 때 초등학교 수학이 쉬운 이유는 공부하는 내용 중에 초등학교 수학을 알게 모르게 다시 공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학생은 중학생에게 필요한 기초를,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기초를 확실히 다져야만 한다. 둘째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 어려운 문제를 풀면 실력이 저절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수준과 능력에 맞게, 중요한 문제 중심으로 학습량을 줄이면 수학이 쉬워진다.
셋째는 정리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 아무런 규칙과 방법 없이 머리 속에 많은 수학 문제를 밀어넣는 식의 공부는 그만해야 한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을 도서관의 책을 분류하듯이 종이 위에 분류해놓고 그것을 그대로 머리 속으로 옮긴다. 넷째는 학습 계획이 없기 때문. 많은 학생들에게 공부했던 방법을 물어보면 한결같이 ‘문제지 많이 풀기’ ‘아는 것과 상관없이 진도 나가기’ 등 무대책일 때가 많다. 자신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체계적인 공부 방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느리고 정확하지 않기 때문. 아무리 문제의 내용을 잘 풀어놓아도 답이 틀리면 점수를 얻지 못한다. 자기 실력만큼 점수를 얻으려면 제한시간 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문제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검산하지 않는 습관, 도표를 피해 가는 습관, 느리게 푸는 습관, 암기하지 않는 습관 등을 고치면 된다.
한씨는 무식하게 문제만 많이 푸는 식의 수학공부에서 탈출하기 위해 기초부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5단계 학습법을 만들었다. 아주 쉽게, 적은 양으로 재미있게 공부를 시작해서 점차 학습량과 난이도를 높여가는 ‘나선형 계단식 학습법’이다. 한씨의 책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소개한다.
▶5단계 수학 학습법
◇1단계-기초 뿌리뽑기 학습법
수학 공부는 집을 짓는 것과 같아 기초를 제대로 닦지 않으면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없다. 뿌리뽑기식 공부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그 뿌리를 찾아 중학교든 초등학교든 기초를 다시 공부하고 지금 위치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2단계-뼈대 학습법
2단계는 어려운 문제는 건너뛰고 뼈대가 되는 중요한 공식과 개념을 정리하며, 기본문제 중심으로 빠르게 1번 공부한 후 다시 확인학습을 하는 방법이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교재는 ‘교과서’. 이렇게 공부하면 짧은 시간에 교과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 학습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3단계-차트학습법
차트학습법은 많은 학생들에게 낯선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공부하면 어떤 참고서도 2번이면 중요한 문제를 완벽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차트학습법은 필수 유형의 문제를 골라내어 그 풀이법을 중심으로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는 공부 방법이다.
◇4단계-약점 추적식 학습법
약점은 항상 수학공부에서 짐이 되고 흥미를 떨어뜨리며 더 상위의 공부를 하는데 결정적인 방해를 한다. 자신감이 없는 단원이나 주제, 자주 틀리는 문제를 따로 모았다가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5단계-문제지 학습법
수학을 자신의 강점으로 삼고, 수학에서 남보다 5~10점은 더 나오거나 수능·경시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하다. 문제지를 풀 때 공통된 풀이법 찾기, 풀이과정의 의문에 대한 해답 찾기 등을 통해 수학 실력을 더 키울 수 있으며 고난이도의 문제지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조현석기자 chs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