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극장’TV드라마로 조명 감격스러워요”읽음

-원로 연극인 고설봉씨-

원로 연극인 고설봉씨는 KBS 2TV 주말드라마 ‘동양극장’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당시 동양극장 소속 배우로 생존해 있는 유일한 배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동양극장’ 제작진은 고설봉씨로부터 황철(이재룡)·차홍녀(이승연)·임선규(권해효) 등은 물론 당시 사회상까지 생생히 전해 듣고 있다.

“오랜세월 조명되지 않던 동양극장이 TV드라마로 만들어져 감격스러워요. 내 얘기도 나온다지요, 그때 배우들 인기가 참 대단했는데…”

그는 당대 최고의 배우로 불렸던 황철의 월북 전까지는 물론 차홍녀의 마지막 공연과 장례식 현장에도 함께 했다. 극중에 고설봉씨도 등장한다. 동양극장 연구생으로 차홍녀의 친동생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인물로 나올 예정. 실제로 그는 “차홍녀의 친척 동생과 연애를 했다”며 추억에 잠겼다.

“스물네살 때인가봐요. 면서기를 하다가 문예봉씨의 남편이기도 한 작가 임선규씨와의 인연으로 배우가 됐죠. 동양극장 연구생으로 들어가 고생도 많았죠”

1935년 최고 월급을 받은 배우는 심영으로 50원, 황철·차홍녀는 45원이었다. 그때 공무원 월급은 25~30원 정도. 3년 뒤 황철은 심영을 제치고 최고의 배우가 됐고 최고 250원까지 월급이 올랐다고 한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어머니의 힘’ 등을 공연할 때마다 대중이 들끊었다.

그는 월북배우인 황철에 대해 “타의에 의한 월북”이라면서 “해방후 좌·우익으로 양분돼있는 상황에서 황철은 ‘배우가 왜 한 정당의 꼭두각시가 돼야하냐’며 어디에도 편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연극계를 둘러보고 올 생각으로 와이셔츠 바람에 갔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는 차홍녀를 떠올렸다. “얼굴이 둥그스레하고 수수하게 생겼어요. 미인은 아니었지만 관객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었죠. 철원에서 ‘청춘극장’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천연두 걸린 거지에게 동냥하다가 전염이 됐죠. 비운의 여배우입니다”

그는 “동양극장 배우 2세로는 양백명씨의 아들 탤런트 양택조가 있다”고 귀띔했다.

〈김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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