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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불가”

입력 2002.10.29 18:34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폭등을 주도하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심의에서 재건축 불가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재건축조합이 결성된 후 강남지역 재건축 열풍을 주도하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은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개포동 시영아파트에 이은 잇단 재건축 불가조치로 강남주택시장의 흐름이 한동안 얼어붙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불가판정 이유=강남구 권기범 도시관리국장은 “지난 28일 재건축 안전진단위원회가 은마아파트에 대해 사용상의 불편은 일부 인정되나 유지·보수해 사용하라는 이유로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강남구 안전진단위원회가 재건축에 필요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사실상 재건축을 불허한 것이다.

강남구는 최근 건물 구조분야 전문가 등 안전진단 심의위원 4명을 보강하는 등 안전진단 과정에서 재건축을 해야 할 정도로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어왔다. 지난 9월에도 개포동 시영아파트가 같은 이유로 최근 재건축 불가판정을 받은 바 있으며 주공 3단지(1,160가구)는 최근 안전진단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안전진단 신청을 취소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재건축 제동=강남구 일대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한 다른 아파트 및 연립주택 등에 대한 재건축 판정 여부와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동구 고덕·둔춘 주공 등 저층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한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기존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들이 하락세를 보여오던 터에 이번 조치는 이를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층 이상 고밀도 아파트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 추진위와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업체들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건설업계는 안전진단을 받기 이전부터 재건축을 예상하고 조합추진위의 운영비를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주민 반발=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등 주민들은 불가판정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조만간 재건축 안전진단을 재신청키로 했다. 박대식 재건축조합장은 “은마아파트 거주민들은 단지 강남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건축 불가 등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구조적 문제가 없어 재건축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은 지어진지 23년된 노후 아파트의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강남구에서 공문을 통해 재건축 불가입장을 정식으로 전달받는 대로 조합의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이며 올해 안으로 안전진단 심의를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주민은 “기존에 재건축 승인을 받은 고층 아파트들은 은마아파트보다 훨씬 구조적으로 튼튼한 경우도 많았다”며 “정책당국이 은마아파트를 재건축 억제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80년 5월까지 준공된 4,424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아파트 28개동, 상가 2개동 등이 지난 7월 재건축조합을 결성한 후 강남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주목받아왔다.

<김준·박경은·오관철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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