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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속 크레인 안에서 4시간 고공시위

입력 2003.09.16 14:57

사상 초유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도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꺾지 못했다.

지난 13일 0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도크 야드.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형 크레인 주위에도 폭풍을 동반한 강풍이 몰아쳤다.

바람이 어찌나 강하던지 야드에 설치된 농성 텐트 50여채가 모조리 날아가 버렸다. 농성을 벌이던 조합원 200여명은 긴급히 인근 노동조합 생활관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상황이 더 급박했던 것은 35m 상공에 있는 크레인 운전실. 그 안에서는 지난 6월 11일부터 임금 인상,고용 안정,해고자 복직,손배소 철회 등을 요구하며 장기 농성을 벌여 오고 있는 김주익 지회장이 태풍 경고에도 내려오지 않은 채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고공에 매달린 크레인은 강풍을 맞아 빙글빙글 180도 회전을 하다 다시 반대쪽으로 회전을 하는 등 4시간 동안 심하게 회전하고 흔들렸다.

지상에서도 그냥 서 있기 힘든 상황에서 김 지회장은 35m 상공의 흔들리는 크레인 안에서 고스란히 태풍에 맞서고 있었다.

김 지회장은 “4시간 동안 죽음을 떠올릴 정도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크레인 안에서 버텼다”며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오히려 투쟁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제구청 광장.

지난 5월 6일부터 130일째 해고자 복직·법인 허가 취소 등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지역일반노조 호산사회복지회도 태풍이 몰아친 지난 12일 오후 천막 1채를 철거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옥외농성을 계속했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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