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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골프

섹스와 스코어는 반비례

평일엔 회의와 야근, 이어지는 회식과 접대, 그리고 주말엔 이런저런 경-조사로 인해 남자들의 일과는 빠듯하기만 하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골프백을 메고 집을 나서보지만 대부분은 부인으로부터 심한 구박을 받게 마련이다.
아내에게 용돈을 얻어 써야 하는 남편은 금요일 오전부터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해서 무사히 골프장까지 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이 방법 저 방법 궁리해보지만 안방마님의 방어를 뚫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일요일 골프 외출 허가는 금요일 저녁에 가족에게 어떤 서비스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일에 서비스를 시작하면 늦기 십상이기에 금요일 밤만은 특히 와이프에게 '둘만의 사랑'을 아낌없는 베풀어야 한다. 이 정열적인 작전이 성공한다면 골프 허가는 물론 두둑한 자금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금요일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아직 토요일이 남아 있으므로 심적 부담도 덜하다.

[김맹녕골프] 섹스와 스코어는 반비례

그런데 이상한 것은 골프 직전 아내와 나눈 사랑과 골프 스코어의 함수관계이다. 대개 티오프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이내에 무리한 사랑을 나눴다면 스코어는 형편없이 떨어진다.

특히 당일 새벽에 나눈 사랑은 골퍼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다. 기력이 빠져 다리가 후들거리고 나른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스윙이 어쩐지 이상해져서 드라이버 거리는 줄고 아이언은 뒤땅을 친다. 후반으로 갈수록 나른함은 더해져서 짧은 퍼터까지 실수한다.

사태가 이 정도라면 스코어는 당연히 바닥을 치고 내기라도 했다면 돈을 잃기 십상이다. 결국 불쌍한 가장들은 경기 후 술 한잔으로 자기 자신을 달래며 귀가하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으레 부부싸움을 한다. 이런 전적을 몇 번 남긴다면 일요일 골프는 더욱 가기 어려워질 것이다.

얼마 전 이 지경에 이른 모 회사 중견 간부는 사랑 공세에서 금전 공세로 방법을 바꾸었다고 한다. 내기골프에서 이겨 딴돈이라고 와이프에게 갖다 주면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간부는 비상금까지 몽땅 털어서 바친 경우였다.

한 가지 유의할 부분은 이로 인해 그 다음 주 골프까지 수월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주말이 되면 아내들은 어김없이 주말 과부를 면하기 위해 가장의 골프장행을 험난한 가시밭길로 만들어버린다.

물론 베테랑 남편들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교묘히 빠져나간다. 이럴 때 제일 많이 쓰는 방법은 상사를 파는 경우다. 아내의 표정이 무표정에 가깝고 묵묵부답이라면 이 작전은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다음날 새벽, 골프채를 들고 가족들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집을 빠져 나오지만 이 사실을 와이프가 모를 리 있겠는가, 다만 눈감아줄 뿐이다.

김맹녕〈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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