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민들레’가 4일 오전 9시쯤 제주 서남서쪽 200㎞ 부근 해상에서 소멸,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수십여명이 다치거나 숨지고, 영·호남 및 영동지방의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져 오후 9시 현재 속초 240.5㎜, 동해 111㎜, 강릉 79㎜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태풍 민들레가 북위 30도 위로 올라오다 소멸하면서 12시 현재 온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었다”며 “제주도 남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3도 이하로 낮은 데다 찬 공기가 서해상으로 남하해 태풍의 세력이 급속히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중호우로 전남 해남군 양촌재 저수지 수문 부근에서 물놀이를 하던 신모씨(29·경기 부천시)가 실종됐다. 또 강한 비바람이 계속되면서 국내선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됐고,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대부분도 운항을 할 수 없어 섬 주민들이 고립됐다.
전남 목포시 용당동 등 13개 지역 157가구와 경북 구미시 인의동 등 8개 지역 100여동이 비피해를 당했다. 또 김제시 만경읍 농경지 14ha 등 모두 187여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4일 오전 10시쯤 전남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 방파제 부근에선 인도네시아 국적 1,000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이 좌초됐다.
기상청은 “5일 오전까지 비가 오는 곳이 많겠으며 특히 강원 영동지방에 50~150㎜의 비가 더 내리겠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3일부터 4일까지 149.5㎜의 강수량을 나타낸 목포는 지난 3일 오후 2시쯤 1시간 동안 64.5㎜의 비가 내려 이 지역 기상관측 이래 시간당 최대 강수량을 보였다.
〈김종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