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허가를 받아 빚의 일부를 갚고 신용불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개인회생제가 오는 23일부터 시행된다.
개인회생제는 은행빚 외에 사채(私債)도 포함되는 데다 원금까지 탕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들의 상당한 호응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31일 개인회생제도 시행에 필요한 준비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전국 14개 법원에서 일반인의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개인회생제는 전체 빚이 15억원(담보 10억원+무담보 5억원) 이하인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면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배드뱅크’나 ‘개인워크아웃’을 비롯한 기존 구제제도에 비해 신청자격이 제한적이긴 하나 채무 범위가 크고 개인에게 빌려 쓴 사채까지 대상에 들어있다는 게 장점이다.
개인회생제를 이용하려면 관할 법원에 신청서와 변제계획서를 제출한 뒤 채권자 동의와 함께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전체 채무는 현재 진 원금과 이자를 합산한 금액이며 향후 지불해야 할 이자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채무 변제기간은 최단 3년에서 최장 8년까지로 채무자는 전체 소득에서 생계비와 각종 세금을 공제한 금액(가용소득)을 매달 일정액씩 납부해야 한다.
법원에 변제계획안을 제출한 뒤 승인받으면 신용불량자에서 해제돼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고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허위로 변제계획을 제출하거나 계획대로 빚을 갚지 않아 회생절차가 중도 폐기되면 5년 안에는 재신청이 불가능하다.
당초 계획대로 빚을 갚다 실직이나 불의의 사고로 영원히 빚을 갚을 수 없을 때는 법원의 허가를 거쳐 나머지 빚은 전액 탕감받을 수 있는 ‘하드십 면책(Hardship Allowance)’도 가능하다. 법원은 이 경우 채무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확산을 우려,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용할 방침이다.
대법원 김형두 송무제도연구관은 “개인회생제를 신청하려면 채무자가 최장 8년 동안 극도의 내핍을 감내해야 한다”면서 “여러가지 구제제도가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적합한 구제제도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문규·김준기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