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의 권리와 피해구제 방법을 명문화한 ‘피해자 권리장전’ 성격의 범죄피해자기본법이 제정된다. 형사사건 피해자가 따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화해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별도의 피해자구조기금이 조성된다.
김승규 법무부 장관은 2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범죄 피해자 지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장관은 “사건 피해자는 피의자의 수사·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재판이 종결되고 범죄인이 석방되는 게 현실”이라며 “때늦은 감이 있지만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상처를 이해해줘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피해자 보호·지원에 관한 권리장전 성격의 피해자기본법을 제정키로 했다. 수사기관 조사과정에서 사건 피해자가 명예나 사생활 침해를 당하지 않고 실질적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권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형사사건 피해자가 피해배상을 위해 별도의 민사소송을 거쳐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화해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형사사건 처리과정에 양측이 합의하면 공판조서에 남겨 민사재판과 같이 법적 효력을 인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가해자가 불분명하거나 생계유지가 곤란한 경우에 한해 정부가 지원하는 피해자 구제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벌과금이나 몰수·추징금의 일부를 떼내거나 기부금을 받아 별도의 피해자구조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심문할 때는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미란다원칙’에 따라 피해자의 보호·지원에 관한 권리와 제도를 사전에 알려주도록 의무화했다. 또 미성년자나 성범죄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공개재판을 확대하고, 증인·참고인 심문과정에 가족이나 변호인이 동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사건 피해자가 원할 경우 피의자의 수사·재판상황뿐 아니라 판결내용, 석방여부, 출소후 주소지도 통보해주도록 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자기 사건에 대해 충분히 법정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을 바꿔 법정진술 기회를 확대키로 했다.
〈박문규·오창민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