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김여울/미토스북스
사람들은 각기 저마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약 20㎝ 남짓의 교단. 그다지 넓지도 않아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려와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그 위에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에 젖힌 책장을 덮을 무렵 역시나 세상은 위치나 높이가 아니라 얼마나 따뜻한 눈길로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환갑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초등학교의 말단 평교사로 살아온 저자가 그간 교단에서 보아온 세상을 책으로 엮었다. 52편의 작은 이야기로 채워진 이 책은 그가 경향신문에 연재해 온 ‘교단일기’를 바탕으로 작은 시골마을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며 겪게 되는 교실 안 소소한 일상과 학교 밖 풍경을 보이는 대로 담아냈다.
글은 훌쩍 세월을 먹어버려 인생의 사양길을 돋보기로 내려다보는 현재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시간은 이내 애달픈 유년의 추억과 그리운 제자들을 찾아 과거로 흘러든다.
어릴적 저자가 겪어야 했던 일상적 가난에 대한 단상, 시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 실제로 낫놓고 ‘ㄱ’자를 모르던 아이의 일화, 교실을 배경으로 한 천진한 아이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펼쳐지는 시골 풍경은 비록 남의 추억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 미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세상이 각박해져 간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책엔 여전히 동심의 눈높이를 지키며 살아가는 ‘영락없는 초등학교 교사’의 인생이 진하게 묻어 있다. 해가 바뀌면 아이들은 떠나가지만 마음속 아이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선생님의 지고한 사랑과 언제 어디에 살든 바른 어른으로 성장해 제몫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도 곳곳에 배어 있다.
〈정진호기자 hotmai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