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의 급격한 환율변동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업의 80%는 적절한 대책없이 환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내년 환율이 달러당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우리수출이 올해보다 1백억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일 600대 기업 재무담당자를 대상으로 환리스크 관리실태를 조사한 ‘최근 환율변동의 영향과 대응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기업 중 외환손실한도와 외환포지션(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차액)한도를 모두 관리하고 있는 곳은 19.7%에 불과했다.
반면 2개 항목 모두를 전혀 관리하지 않는 기업이 53.1%에 달했다.
또 실제 환 리스크 관리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기업은 37.3%에 그쳤다. 우리 기업들은 환 리스크에 사실상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외환관리 전문인력 역시 3명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19.6%에 불과한 반면 전문인력이 단 1명도 없는 기업이 40.5%나 됐다.
환 리스크 관리의 장애요인으로는 응답자의 52.3%가 정보 및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다. 이어 ▲관리비용 과다(14.6%) ▲최고경영자의 인식부족 및 담당자 책임회피(12.7%) 등의 순이었다.
이 보고서는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원화강세가 지속돼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20원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내년 환율이 달러당 1,100원 이하로 내려가면 수출이 올해보다 4.2%(1백억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정부와 기업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환율 하락 때 물가나 설비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보다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으로 많아 환율관리가 시급하다는 점을 반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가 적절한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줄여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기업도 환 리스크 관리는 물론 수출대상국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