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쓰시타가 LG전자의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제품에 대해 특권권 침해를 이유로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일간 PDP 특허분쟁은 지난 4월 후지쓰가 삼성SDI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후 두번째다.
이번 분쟁은 우리 PDP 기술력이 일본을 추월하려는 시점에 불거진 것이어서 차세대 성장산업을 둘러싼 한·일간 ‘기술전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할 수 없는 PDP전쟁=LG전자와 마쓰시타가 외길 수순을 밟고 있다.
마쓰시타는 “LG전자가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일본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세관에도 수입금지 조치를 요구했다. 법원 결정과 관계없이 1~2주 후면 LG전자 PDP 제품의 통관보류와 함께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그러나 “일본 PDP 모듈(완성제품) 수출물량이 한달평균 수백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입금지에 따른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선제공격에 밀릴 경우 세계시장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고 맞대결에서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현지 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정부 당국에 마쓰시타 제품의 수입제한을 긴급 요청했다.
◇진짜 속사정은 뭔가=LG전자의 강공작전은 이번 분쟁이 단순한 특허권 협상을 넘어 한·일간 기술전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쓰시타는 자동차의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일본 가전업계의 ‘정신적 지주’로 불린다. 전자업계에서는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 전자업계는 한국 업체의 무서운 성장세로 극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 2001년까지 일본 전자업계는 기술선점을 무기로 세계 PDP시장의 97%를 독점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뒤늦게 뛰어든 한국업체 때문에 사정이 달라졌다. 세계 분석기관에 따르면 올 PDP 시장 매출은 한국과 일본이 50대 50에 근접해 4년여 만에 한·일 양국이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LCD에 이어 PDP마저 한국에 내줄 경우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지쓰가 삼성SDI를 상대로 1차 특허전쟁을 치른 뒤에도 일본이 계속 한국 PDP 업계를 자극하는 것은 차기 PDP 시장 대권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면전으로 가나=전자·반도체 업계의 특허소송은 통상 양자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타결짓는 게 상례다. 이런 점에서 이런 분쟁 역시 법원의 판단이 나기 전에 양측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가뜩이나 양측의 기술수준이 비슷한 데다 PDP 기술이 시장에서 본격적인 특허로 인정받은 전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쓰와 삼성SDI 역시 2개월간의 승강이 끝에 분쟁이 일단락된 바 있다.
그러나 단순한 기업간 분쟁이 아니라 양국간 자존심 대결로 비화하면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