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및 호텔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 창업자 전락원 회장이 3일 오전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77세.
전회장은 평소 ‘카지노 업계의 대부’로 불렸다. 그만큼 카지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전회장이 경제계의 ‘사회공헌 1세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평소 문화·예술사업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1970년 월간 ‘동서문학’ 발행인을 맡기도 했다. 카지노 사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의식한 듯 문화·예술분야에 남다른 정열을 쏟았다. 매출이 그리 많지 않은 파라다이스그룹이 여느 재벌 못지않게 문화·예술·교육재단을 거느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회장은 만성 전립선암 때문에 병마와 싸우면서도 교육사업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장기 요양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학교법인 계원학원 이사장에 취임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고인은 파라다이스 문화·복지재단을 통해 사회복지사업에도 열정을 쏟았다.
고인이 카지노 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60년대 후반. 친구의 소개로 국내 최초의 카지노인 인천 올림포스관광호텔 카지노에서 총지배인을 맡은 게 인연이 됐다. 특유의 사업수완과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1년 뒤 국내 최대인 워커힐 카지노 사업권을 따내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후 부산·제주·인천으로 세력권을 넓혀 국내 최고의 ‘카지노 재벌’로 부상했다.
말많은 카지노사업을 하면서 그가 겪은 고충도 적지 않다. ‘사정태풍’에 휘말려 도피하거나 형을 살기도 했다. 고인이 ‘전두환·노태우 비자금사건’에 연루돼 법정에 섰을 때 “카지노로 15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면서 ‘국가경제 기여론’을 설파한 것은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89년 이후 명예 총영사를 지낸 케냐는 고인에게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민간외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활발하게 경제·외교활동을 펼쳤다. 고인은 이같은 공로로 88년 정부로부터 사회발전유공훈장을 받았다. 78년부터 5년 동안 대한스키협회장을 지냈고 대한올림픽상임위원으로 일해 체육계에도 발이 넓다. 국제펜클럽회장을 지낸 전숙희씨가 누나다.
유족으로는 파라다이스 전필립 부회장(43)과 딸 원미·지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6일 오전 7시30분. 영결식은 같은날 오전 9시 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경기 의왕시 소재 계원조형예술대학 우경예술관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 광주 선영이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