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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벽촌에 로마제국 후예 산다

입력 2005.03.24 18:22

中 벽촌에 로마제국 후예 산다

홍콩 문회보는 24일 중국 간쑤(甘肅)성 융창(永昌)현의 한 벽촌에 살고 있는 400여명의 유럽 사람처럼 생긴 농민들이 기원전 53년 파르티아 왕국(오늘날의 이란·이라크)과의 전투에서 도망친 크라수스 집정관 아들을 비롯한 로마군단의 후예임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크라수스(기원전 115~53년)는 제1회 삼두정치 당시 통령인 카이사르 및 폼페이우스와 함께 집정관을 맡았던 로마의 대표적인 정치인. 그는 기원전 53년, 3만명의 보병과 1만명의 기병 등 4만명의 병력을 이끌고 동방의 강국이던 파르티아 왕국 원정에 나섰다가 ‘카래의 전투’에서 파르티아 군의 유인 작전에 말려 본인은 전사하고 병사들은 대부분 몰살당하거나 포로로 잡혔다.

크라수스의 아들로 제1군단장으로 참전했던 푸블리우스 크라수스는 당시 6,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포위망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로마로 돌아오지 않고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의 행방은 지금까지 역사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중국 서북민족대학 관이취안(關意權) 교수와 호주 애들레이드대학의 데이비드 해리스 연구원 등 사학자들은 카래 전투에서 로마군단이 사라진 뒤 20년이 지나, 중국 한나라에 ‘로마’를 뜻하는 중국어 표현인 ‘리첸(驪革干)’이라는 마을 이름이 새로 나타났다는 데 주목했다.

중국 사료에는 한나라 원제의 명령으로 서역 지방 개척에 나섰던 서역 부도호 천탕(陳湯)이 기원전 36년 골칫거리이던 흉노를 대파시키면서 머리가 노랗고, 코가 우뚝한 이상한 모습의 병사 1,000여명을 사로잡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들이 파르티아 왕국의 포위망을 뚫었으나 서쪽의 로마로 가지 못하고 동쪽으로 이동,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를 거쳐 흉노에 의탁, 용병 생활을 했던 로마의 후예들인 것이다.

천탕은 집단 부락을 만들어 이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이름을 ‘리첸’현이라고 붙였다.

중국의 학자들은 최근 20여년에 걸쳐 이 지역 조사에 나서 리첸현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검사를 벌여 이들이 로마군단 후예임을 확인했다.

이 지역의 주민들은 그동안 얼굴색이 달라 제대로 사람취급을 받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해왔다. 그러다 학자들의 발견으로 자신들이 로마 집정관의 후예임이 밝혀지자 관광상품화할 수 있게 됐다며 마을 전체가 잔칫집 분위기라고 언론은 전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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