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12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벗어남에 따라 ‘주인찾기’ 작업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
◇막오른 인수전=하이닉스의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채권단은 지분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보유중인 74.2%의 지분 중 1차로 23.2%를 연내 국내외에 처분할 계획이다. 나머지 51%는 2007년 말까지 매각제한 규정(락업)을 두되 그전이라도 전략적 투자가가 나타나면 정리한다는 복안이다.
지분매각은 매각 가격이나 세계 반도체 시황과 맞물려 있다. 하이닉스의 주가총액은 대략 9조원 안팎. 업계는 이중 30% 안팎의 지분이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연간 2조원가량의 시설투자 자금 수요를 감안하면 최소 5조원 이상의 돈이 있어야 하이닉스를 인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 이후 세계 반도체 시황이 그리 밝지 않은 것도 채권단의 조급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치열한 각축전=마이크론을 비롯한 외국 반도체 업체들이 한때 하이닉스 주변을 기웃거렸으나 인수여력이 없는 데다 반도체 시황도 좋지 않아 일찌감치 판을 접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은 LG그룹이다. 하이닉스에 LG반도체를 넘긴 ‘구연’이 있는 데다 연관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하이닉스 카드는 매력적이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LCD-정보통신으로 이뤄지는 황금분할 구도를 갖출 수 있다. 미래 ‘신수종 사업’ 개발이 당면과제인 LG그룹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현재 매각제한 규정에 묶여 있는 LG필립스 지분 중 10%가량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팔 수 있어 최대 1조7천억원가량의 자금여력이 새로 생긴다.
그간 “하이닉스의 ‘하’자도 꺼내지 말라”면서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였던 LG가 최근들어 “좀더 지켜보자”면서 유화적인 입장변화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을 끈다.
국내외 초대형 M&A 펀드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자산규모 4조6천억원대의 군인공제회는 “채권단의 인수제안이 있을 경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토종 사모펀드’를 표방하고 나선 보고(Vogo)펀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밖에 미국계 사모펀드인 디비-즈원(DB-Zwirn)도 적극적이다.
◇되살아난 하이닉스=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차입금 상환절차를 마무리짓고 이날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동성 위기로 2001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3년9개월 만이다. 당초 내년 말로 예정된 졸업기한을 1년6개월가량 앞당긴 셈이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