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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제2의 전성기’속 반한류 마니아 등장

입력 2005.10.05 14:28

  • 박용채 논설위원

한류붐이 절정을 맞고 있는 일본에서 갈수록 혐한(嫌韓) 분위기가 노골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끝난 일본 아이치박람회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이 한류의 영향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김유철(재일 포토그래퍼)

지난달 25일 끝난 일본 아이치박람회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이 한류의 영향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김유철(재일 포토그래퍼)

아직은 한류붐을 뒤엎을 만한 기세는 아니지만 한국을 부정하는 일본 전통의 멸시·가학심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독도·역사문제 등이 얹힐 경우 광풍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혐한의 주된 전파통로는 인터넷이다. 지난 7월 발매된 만화 ‘켄칸류(嫌韓流)’는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재팬’의 베스트셀러 목록 6위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켄칸류는 한·일합병이나 강제연행, 사죄와 보상 등 역사적인 문제는 물론 한·일월드컵, 재일 한국인 문제에 관한 기존인식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예컨대 안중근 의사는 매국노로 둔갑한다. ‘친한파’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바람에 한·일합병을 가속화했다는 주장이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때 4강을 차지한 것도 심판의 오심이 만들어냈다는 ‘비틀린 시각’을 강조한다. 만화 켄칸류는 현재 마니아 그룹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반한(反韓) 사이트나 블로그도 부쩍 늘었다. 야후 재팬에서 반한을 입력하면 수백개의 관련 사이트, 블로그가 올라온다. 이들 사이트에는 ‘한국인은 질서를 모른다’는 불만에서 시작해 ‘한국인은 더럽고, 미개하고, 폭력적’이라는 악의적 표현이 가득하다.

‘한류 같은 것은 필요없다’는 자극적인 사이트도 있다. 이 사이트에는 주차금지 표지판처럼 ‘한류는 이제 그만(stop the 한류, No more Korean boom)’이라는 로고까지 올라와 있다. 물론 일본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혐한 분위기를 소수파, 비주류의 움직임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켄칸류 등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상업적인 선전을 위한 화제 만들기에 지나지 않는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류에 대해 우호적인 일본인들이 한류를 싫어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는 한류를 멸시하는 분위기는 미미하다. 오히려 일본내 한류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초 일본 대중잡지의 표지모델은 한결같이 욘사마였다. 그가 8월 말 방일한 뒤의 행적을 다룬 내용이다.

일본 방송이 욘사마에 할애한 총 보도시간이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 허리케인 보도시간을 능가했다는 집계도 있다. 지난 17일 일본 전역 320개 극장에서 상영되기 시작한 ‘욘사마’ 배용준 주연의 영화 ‘외출’은 연일 관객들이 몰려들면서 개봉 첫 사흘간만 4억3천8백엔(약 40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였을 정도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도 일본내 한류팬들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한국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자처하고 있다.

신경호 고쿠시간대 교수는 “독도와 교과서 문제 등으로 양국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 내에 우파적 사고가 확산되고 한국을 폄훼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며 “한류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상품의 질을 높여 일본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입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용채특파원 p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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