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증대효과를 감안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최대 55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농업분야에서는 1조1천5백억~2조2천8백억원가량의 생산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협상은 한·미 양국간 협상보다는 ‘국내 협상’이 최대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의 의의와 영향’이라는 세미나를 갖고 FTA 체결에 따른 득실을 분석했다.
◇엄청난 파급효과=이홍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팀장은 이날 한·미 FTA가 체결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7%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미 FTA로 경제가 개방되면 자본재·중간재 수입이 늘고 선진기술과 생산방식을 체득할 수 있다”면서 “경쟁을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부수적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한·미 FTA에 따른 실질 GDP 증가규모는 3백52억달러로 추산했다. 또 전체 무역수지 흑자도 생산성 증대 효과를 감안하지 않았을 때는 11억달러 감소하지만 이를 고려하면 2억7천만달러 늘어난다는 것. 고용도 단기적으로 8만5천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 효과를 감안하면 55만1천명이 증가한다.
◇업종별 득실계산=한·미 FTA로 같은 제조업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갈린다.
정재화 무역협회 FTA연구팀장의 분석에 따르면 FTA가 타결되면 미국에서 수입되는 1백만달러 이상 공산품 중 13.5%에 해당하는 242개 품목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섬유 및 의류제품은 수출이 늘겠지만 화공제품, 기계류, 전기제품, 철강·금속, 섬유류는 피해가 예상됐다. 그러나 최대 난제는 역시 농업분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오복 FTA팀장은 한·미 FTA로 인한 농업생산 감소액이 1조1천5백52억∼2조2천8백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부문별 생산 감소율은 유지작물(49.6%), 곡물(18.6%), 축산물(14.5%) 순이었다. 축산물 중에서는 관세가 40%로 가장 높은 쇠고기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팀장은 “호주가 미국과의 협상 때 설탕과 일부 낙농제품을 양허 대상에서 빼고 쇠고기, 면화, 땅콩은 이행기간을 18년으로 설정한 바 있다”면서 “우리도 민감 품목은 이행기간을 장기간 설정하고 관세 감축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숨은 전략은=미국이 우리나라를 FTA 대상국으로 정한 것은 중국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유현석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미국과 FTA를 희망하는 나라는 일본·이탈리아를 비롯한 25개국”이라며 “한국을 최우선 협상국으로 결정한 배경엔 국제정치적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교수는 “미국은 FTA를 통해 한국이 중국의 경제권에 들어가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한국경제가 지나치게 중국과 연계되면 미국으로서는 매우 난감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은 농민과 영화인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고 미국 역시 자국내 철강·자동차·섬유산업 부문과의 협상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협상은 당사국보다는 국내 협상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