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8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구인 그룹 구조조정본부 이름을 전략기획실로 바꾸고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1실(室) 5팀으로 구성된 직제는 3팀 체제로 축소된다. 전체 인력도 147명에서 99명으로 33%가량 줄어든다.
삼성은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조본의 지휘 기능보다는 각 계열사의 독립 및 자율경영체제 확립이 더 중요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삼성이 지난달 이건희 회장 일가의 8천억원 사회환원을 주된 내용으로 한 사회공헌 확대 계획을 발표한 데 이은 2단계 조치다.
회장 비서실에서 이름이 바뀐 구조본은 그동안 계열사 경영을 관리·감독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자리잡아 ‘선단경영의 본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건희 회장 일가와 그룹 민·형사 소송을 주로 다루면서 ‘삼성공화국’ 논란의 진원지로 지목된 법무실은 따로 떼내 사장단협의회(일명 수요회) 산하로 이관한다. 법무팀은 각 계열사 사장단이 회사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자문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능도 바뀐다.
삼성은 또 그룹 주요 경영현안을 논의해온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전략기획위원회로 개편하고 역할과 기능도 미래 중장기 전략을 협의하는 기구로 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구조본 개편을 계기로 그동안 회장-구조본-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구조에서 벗어나 계열사의 독립경영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전략실은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핵심 전략기능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재무팀과 경영진단팀은 전략지원팀으로 통합되고 기획팀과 홍보팀을 통합한 기획홍보팀을 따로 두기로 했다. 인력팀은 인사지원팀으로 이름이 바뀐다.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이 나돌 만큼 위세가 대단했던 구조본 감사팀은 이번 직제개편으로 완전 폐지된다.
그룹의 사회공헌 및 자원봉사 관련 업무는 이번에 신설된 삼성사회봉사단으로 이관된다.
이번 개편을 통해 전략기획실 사장과 전략지원팀장을 겸하게 된 김인주 사장과 홍보·기획팀을 통합 운영하게 된 이순동 부사장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개편계획에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와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본이 전략실로 이름만 바뀐 것 아니냐”는 논란이 수그러질지는 미지수다. 삼성은 이날 구조본 개편에 따른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삼성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삼성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 △위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이종왕 삼성법무실 고문 ▲김인주 삼성전략기획실 사장
◇삼성전략기획실 ▲실장 이학수 ▲사장 겸 전략지원팀장 김인주 ▲기획홍보팀장(부사장) 이순동 ▲인사지원팀장(부사장) 노인식 ▲전략지원팀 경영지원담당(부사장) 최광해 ▲전략지원팀 경영진단담당(부사장) 최주현 ▲기획홍보팀 기획담당(부사장) 장충기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