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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I 시승기

입력 2006.03.20 17:39

폭스바겐 골프 GTI 시승기

좋은 차인지, 어떤지를 물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잘 나가느냐’이다. 폭스바겐의 5세대 골프 GTI는 ‘잘 나간다’는 말이 제법 어울리는 차다. 속도감을 즐기는 사람이 골프 GTI를 탄다면 과속탐지기 설치는 필수다. 가속성능이 폭발적이어서 좀처럼 과속 경고문을 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출발부터 기분이 상쾌하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간다.

조금 더 발에 힘을 주자 머리가 뒤로 확 제쳐진다.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6.9초. 기분을 내면 속도계 바늘이 순식간에 시속 200㎞에 육박한다. 로켓을 탄 것처럼 튀어나가 추월하는 맛이 일품이다. 평범한 운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감의 궁극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고속이면서도 롤링이나 날리는 현상은 없다. 속도를 높일수록 도로에 착 깔려 안정감을 주었다. 탄탄한 하체는 노면의 정보를 솔직하게 전달해 접지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코너링할 때도 밀리는 느낌이 거의 없다.

가속할 때 ‘웅’ 하는 엔진음도 기분좋다. 때때로 터보 특유의 낮은 간섭음이 들리지만 이것조차 귀에 거슬리기보다는 박력있게 느껴져 스포츠카를 모는 기분이다.

가차없는 가속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동력으로 균형을 이룬다. 잘 나가는 골프 GTI의 비밀은 역시 엔진에 있다.

5세대 골프 GTI가 장착한 엔진은 최신 2.0ℓ 터보 FSI 엔진. 고압 직분사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이 200마력에 달한다. 1,800rpm과 5,000rpm 사이에서 꾸준히 28.56㎏·m의 강한 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폭스바겐 파사트2.0과 아우디 뉴A4 2.0을 통해 이미 성능을 인정받았지만 골프 GTI에 이르러 만개한 듯하다. 6단 DSG 기어와 조화를 이루면서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운전 재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터보이면서도 12.0㎞/ℓ의 뛰어난 연비를 실현한 것도 GTI의 자랑이다.

내외관 디자인도 무난한 느낌이다.

2도어(회사측은 트렁크까지 3도어라고 주장) 해치백 스타일의 골프 GTI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전용 프런트 마스크.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 한가운데 선명하게 자리잡은 폭스바겐 마크가 당당하다. 실내도 독일차 특유의 질감이 물씬 느껴진다. 화려하고, 다양하진 않지만 빈틈은 보이지 않는다. 기어봉의 손잡이는 물론 페달 클러스터, 그리고 인테리어 구석구석 모든 트림이 알루미늄으로 완성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트렁크는 외관으로 기대한 것보다는 작았다.

GTI는 대중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을 겨냥해 만든 모델이다. 대중차이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나 아우디를 넘어서려는 폭스바겐의 꿈은 5세대에 이르러 결실을 본 것 같다. 가격도 3천9백40만원으로 매력적이다.

폭스바겐이 5세대 GTI를 내면서 던진 출사표가 이해할 만했다. ‘GTI가 돌아왔다(GTI is back).’

〈유형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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