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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마을

정치꾼·천하꼴통 고이즈미를 깨다

입력 2006.06.02 17:32

[책마을]정치꾼·천하꼴통 고이즈미를 깨다

▲ 고이즈미와 일본, 광기와 망령의 질주

후지와라 하지메|시대의 창

5년전 ‘성역없는 개혁’을 외치며 출범한 고이즈미 정권은 일본 역대 3위의 장수내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기집권이 일본에 가져다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다. 일본사람에 의해 쓰여진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에 가까운 비판. 고이즈미 정권에 대한 일종의 정밀진단서격이다.

고이즈미 집권 직전 56만엔에 육박하던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수입은 집권 4년 만에 53만엔에도 미치지 못한다. 산술적으로는 3만엔 차이지만 물가인상률이나 근로자 가구수를 감안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공격은 경제, 정치 등 정책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고이즈미 개인의 자질은 물론 스캔들로 뒤범벅인 3대에 걸친 가문 전반에 시공을 초월한 입체적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고이즈미는 음담패설의 달인이며 변태성욕에 취미가 있다는 등 사정없는 비난이 계속된다. 이혼한 부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누나 노부코와 관련해선 근친상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30년전 고이즈미가 게이오대 재학 중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부녀자 강간 의혹까지 들춰내고 있다. 당시 방위청 장관인 그의 부친이 사건을 무마하고 고이즈미를 런던으로 도피성 유학을 보냈다는 의심도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한 일본 정치에 만연되어 있는 각종 이권개입, 정경유착, 파벌싸움, 조폭과의 커넥션 등 비도덕적이고 반민중적인 행태를 고발하며 결국 추악한 정치가 일본을 파국으로 몰아 넣을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쯤에서 너무나도 일본과 닮은 우리나라의 정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고이즈미는 ‘천하의 꼴통’이며 당연히 총리 자격도 없다. 하지만 그는 지금 엄연한 일본의 총리다. 우리나라에도 성추행 의혹이나 매관매직 알선 의혹의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이 고이즈미의 사례를 자칫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용서하는 명분이나 면죄부로 사용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영식 옮김. 1만5천원.

〈정진호기자 hotma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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