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타고 내리는 동안 항공기가 서 있는 김포공항 계류장 지하지역에 심한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일부 계류장 포장면에 균열까지 발생했음에도 2년이 넘도록 제대로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3일 김포공항 계류장 내 엔진실험장 앞 포장면에 균열이 발생해 임시로 틈을 메운 모습. 그러나 균열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문석기자
문제의 장소는 김포공항 내 서울지하철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지하로 지나는 구간으로, 한국공항공사가 항공기와 승객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국회 건설교통위)은 3일 “공항공사로부터 받은 감사보고서와 답변서 등을 분석한 결과 김포공항 계류장 지하 2만평이 최대 30.2㎝까지 침하되고 포장면 370평에 균열이 나 있어 항공기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의원은 또 “침하로 인해 9호선이 지나는 김포공항 계류장 지역은 포장경사가 허용기준 1%를 넘어 1.34%로 나타났다”며 “그런데도 보수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계류장 포장경사가 허용기준을 넘어설 경우 항공기 이동과 출발, 정지 등에 악영향을 주며 경우에 따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계류장은 항공기·중기(重機)를 세워두거나 승객이 타고 내리고 화물을 탑재하는 곳이다.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여객기는 2005년 한해동안 9만4천7백85대로 활주로 이·착륙 때 대부분 계류장을 이용한다.
계류장 지하 침하는 공항철도와 지하철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과 대우·삼성물산 등 건설사측이 공사 과정에서 터널을 굴착하면서 2004년부터 발생했다고 이의원은 전했다. 계류장 포장면 균열은 공항철도 구간에서만 발생했다.
공항공사측은 2004년부터 건설사측에 침하지역에 대한 1차 보수공사를 하도록 했으나 보수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침하지역 상층의 포장면에 균열이 발생했다. 2004년 처음 발견된 균열은 2005년 8월 전체 면적의 25%에서 지난 7월 32%로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공항공사는 2006년 6월 발주처인 인천국제공항철도(주)에 1차 침하 보수공사 지역에 대한 재포장 및 원상복구를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건설사측은 비용 문제를 이유로 하자 보수공사를 미적대고 있고, 공항공사측도 적극적으로 이행을 촉구하지 않아 현재까지 2차 침하 보수공사와 균열 보수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사회 많이 본 기사
공항전문가 ㄱ씨(50)는 “계류장 지하의 침하와 포장면 균열은 항공기와 승객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최우선적으로 보수공사를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재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활주로만큼 견고해야 할 계류장에 침하와 균열이 발생했는데도 장기간 방치한 것은 안전불감증의 표본이자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최상희기자 nie11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