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경제학
크리스 앤더슨|랜덤하우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한 회사의 광고카피였다. 하지만 롱테일 전략의 시대에 등수는 큰 의미가 없다. 소비자에게는 그 상품이 몇 등의 상품인가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인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혁명에 따른 정보매체의 다변화로 대량생산에 의해 강요된 소비가 아닌 검색을 통한 선택적 소비가 가능해졌다. ‘롱테일 경제학’은 이처럼 선택적 소비가 가능해짐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공략 매뉴얼이다.
이쯤에서 롱테일 현상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할 듯 보인다. 롱테일 현상은 시장에서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는 틈새상품들의 경우 각각의 매출은 1등 상품보다 현저히 적지만 매출 총합은 1등 상품을 능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20:80법칙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파레토 분포에 따르면 시장지배자인 20%의 상품이 80%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롱테일 현상에 따르면 80%의 별볼일 없어 보이는 상품 혹은 고객의 매출이 20%는 충분히 뛰어넘을 뿐 아니라 시장지배자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저자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80%의 책으로 올리고 있는 ‘아마존’과 광고주 대부분이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구글’ 등을 롱테일 전략의 성공 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모든 마케팅 이론이나 전략이 그러하듯 롱테일 전략 역시 어느 한순간 갑자기 태어난 것은 아니다. 롱테일 전략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가 끝나고 소량다품종 생산이 일반화되면서 이미 예고되어 왔다. 또한 20세기말 니치마케팅으로 대변되는 틈새마케팅을 업그레이드한 21세기형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PC와 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틈새시장 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롱테일전략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아마존과 구글(왼쪽), 틈새시장을 공략한 디지털 주크박스업체 이케스트(가운데)와 튜닝용 신발을 파는 노네임스몰.
이전까지 새로운 상품이란 새롭게 개발되거나 성능이 개량된 제품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롱테일 전략에 따르면 고객의 입장에서 판매방식이나 가격의 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터넷 오픈 마켓을 통해 똑같은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생산자에게는 똑같은 상품이지만 고객에게 가격이 다른 상품은 또 다른 상품으로 인식된다.
저자는 ‘롱테일 전략’을 최근 큰 반향을 일으킨 ‘블루오션 전략’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고무시키고 있지만 사실 블루오션 전략을 뛰어넘는다기보다는 블루오션 전략을 완성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블루오션 전략이 교과서라면 롱테일 전략은 참고서라고나 할까. 이노무브그룹 외 옮김. 1만9천5백원
〈정진호기자 hotmai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