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당선자는 15일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화 신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왼쪽)과 정진후 수석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당선축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정근기자
정 당선자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넘어 21세기 우리 비전이 무엇이고 함께 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전교조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정 당선자가 투쟁 대신 시민사회의 소통을 강조함에 따라 전교조 노선의 전환이 예상된다.
정 당선자는 “전교조의 투쟁이 고립되고 (우리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며 “그런 걱정이 이번 선거결과에 반영된 만큼 앞으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1983년 서울 화곡여중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교육연구부장과 전교조 여성국장, 전교조 부대변인,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역임했다.
정 당선자는 교육현안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인 논의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그는 “교육계가 한두 가지 문제에만 연연하지 말고 교육 전체를 위한 커다란 청사진을 그려 나가야 한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교육부와 학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사회적인 논의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육부가 내년 2월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교원평가제에 대해선 “교육과 관련한 과제는 수없이 많은데 교육부는 교원평가제만 시행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오해를 하고 있다”며 “교원평가제엔 분명히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전교조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반적으로 (우리 교육에 대해) 토론과 비전이 부족하다. 경쟁과 효율만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장기적인 교육 철학과 비전이 없었고, 교육부가 양산하는 정책에 대응하는 데만 바빴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우리의 (참교육) 실천 역량이 소진됐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마음을 열어놓고 학계와 교육계, 시민사회와 대화·소통해 (우리 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우리 교육의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범사회적인 논의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교육계 갈등의 원인에 대한 입장은.
“입시 중심의 낡은 주입식 교육과 급격히 늘어난 사교육 부담으로 교육불평등이 빚어지면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는 정부가 검증되지 못한 일회성 정책을 쏟아내 소모적인 교육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의 책임은 없나.
“전교조도 현재의 혼란한 교육 현실에 책임이 있음을 깊이 통감한다.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에 치중해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데 소홀했다.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교육비전을 세우는 데 주력하겠다.”
-전교조의 투쟁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건가.
“기존 길거리 투쟁 일변도의 방식과 관행을 개선하겠다. 설득력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안이 있다면 공론화의 장을 활용해 논쟁을 벌이고 설득해 나가겠다. 방식의 전환이 상당히 있을 것이다. 또한 학부모·학생과의 소통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혁신 운동과 실천에 앞서 나갈 것이다. 물론 교육재정 확보와 교육격차 해소 등의 문제 등에 대해 싸울 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교원평가제의 법제화를 앞두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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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추진하는 내용에 대해선 분명히 반대한다. 교원단체들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정책은 현장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더욱 폭넓게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학교 안에서 서로 존중·협력하고 참여하는 게 관건이다.”
〈최상희기자 nie11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