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수학이야기

(11) 피타고라스읽음

-완전수·친화수 발견… 콩 못먹게 해-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수학자는 피타고라스일 것이다. 중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수학의 신비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수학을 질리게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569년께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고 기원전 500년께 이탈리아 남단의 크로톤이라는 곳에서 죽었다고 알려진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으로 소문난 피타고라스는 탈레스 밑에서 공부하였으며 이집트에서 20여년간 지내면서 수학과 종교를 공부하다가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가서 10여년간 바빌로니아의 점성술과 많은 지식을 배우고 고향인 사모스로 돌아왔다. 당시 사모스에는 포악한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고 자유가 없었기 때문에 피타고라스는 이탈리아의 크로톤으로 건너가서 그곳 최고의 부자이면서 올림픽과 델포이 경기에서 열두 번이나 우승한 밀로의 후원을 받아 피타고라스 학교를 설립하였다.

피타고라스 학교는 학문을 연구하는 장소이기도 하였지만 종교 활동도 하고 정치 활동도 하는 장소였다. 이 학교에 들어가려면 모든 재산을 헌납해야 하고, 간소한 생활, 엄격한 교리, 극기, 절제, 순결, 순종의 미덕을 지켜야 하고 단체 행동을 하였다. 600명의 제자가 있었고 218명의 학자가 배출되어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이 학교에는 남녀평등의 원칙이 있어서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이 학교의 상징은 별모양의 5각형 배지였다. 정5각형에 대각선을 그으면 별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다시 조그만 정5각형이 생기는 사실이 매우 신비로웠을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완전수라는 수를 발견하였다. 완전수는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기 자신과 같게 되는 수’이다.

예를 들어 6의 약수는 1, 2, 3, 6인데, 이 중 6을 제외한 나머지 약수들의 합은 1+2+3=6과 같이 된다. 이러한 약수들의 합이 자신보다 큰 경우를 과잉수, 작은 경우를 부족수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10의 약수는 1, 2, 5, 10인데, 10을 제외한 약수의 합은 1+2+5=8<10 이므로 10은 부족수이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이 6일 동안에 세상 만물을 창조한 이유를 6이 완전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피타고라스는 친화수라는 수도 발견하였다.

[역사속 수학이야기](11) 피타고라스

예를 들어 220과 284가 친화수인데, 그 이유는 220의 약수 중 자신이 아닌 모든 약수의 합이 1+2+4+5+10+11+20+22+44+55+110=284가 되고, 284의 약수 중 자신이 아닌 모든 약수의 합이 1+2+4+71+142=220이 되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 이후 현재까지 많은 수학자들이 완전수와 친화수를 찾으려고 노력하였다는 것을 보면 피타고라스가 수학에 미친 영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수를 도형과 연결시켜 연구하기도 하였다. 즉 수를 점을 써서 나타낼 때 1, 3, 6, 10,…과 같이 정삼각형으로 배열할 수 있는 수들을 삼각수, 1, 4, 9, 16,…과 같이 정사각형으로 배열할 수 있는 수들을 사각수라 불렀다. 오각수, 육각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세상 모든 것은 수이다”라고 생각한 피타고라스는 수를 이렇게 나타내다 보니 흡사 콩을 깔아놓은 것과 같아 보여서 콩도 아주 신성한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제자들에게 콩을 먹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우리가 잘 아는 7음계에 대해 수학적으로 연구를 하여 서양 음악 이론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였으며, 황금분할, 정다면체에 대한 연구도 하였다.

그런데 피타고라스가 유명하고 중요한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한 데 있다.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제곱은 나머지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성질을 ‘피타고라스 정리’라고 부른다. 세 변이 3, 4, 5가 되는 삼각형은 직각삼각형이 되는데, 이러한 사실은 고대 이집트나 중국, 심지어 그 이전의 사람들도 알고 있었고 건축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증명한 것은 피타고라스가 처음이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최초의 위대한 정리라고 한다. 피타고라스 자신도 이것을 증명하고 난 후 너무나 기뻐서 황소를 100마리나 잡아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100마리가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소 한 마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쨌든 피타고라스 이후 많은 수학자들이 이 정리를 증명하려고 하였는데, 현재 발견된 증명 방법은 37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17세기에 페르마라는 수학자가 죽고 나서 페르마의 대정리라는 유명한 정리를 메모에 남겨 두었는데 이것은 피타고라스의 정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페르마의 대정리에 대한 역사 또한 매우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한다. 그런데 피타고라스가 황소 100마리를 잡아서 제사를 지냈던 이 정리에서 중학교에서 배우는 ‘무리수’라는 이상한 수가 발견되었다. 이 수는 피타고라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아주 고약한 수였다. 그래서 이 사실을 비밀로 지켰는데, 히파수스라는 제자가 이를 폭로해 버렸다. 그래서 히파수스는 살해당했다.

피타고라스 학교에서 연구된 모든 것은 개인 이름으로 발표되지 않고 모두 피타고라스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피타고라스의 세력이 점점 커지자 정치적으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피타고라스는 쫓기게 되었고 도망을 가다가 콩밭이 나타나자 망설이다가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피타고라스가 죽은 후에도 기원 후 2세기 말께까지 이 학교가 존재했다고 하니, 피타고라스의 영향력이 새삼 느껴진다.

여러분들도 피타고라스가 되어, 또 다른 완전수는 무엇인지, 삼각수나 사각수에는 어떤 성질이 있는지 조사해 보아라. 흥미 있는 여러 사실들이 발견될 것이다.

〈강문봉|경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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