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꿈을 찾아 나선 젊은 한국 여성이 제너럴 모터스(GM)의 야심작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은 GM의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허머의 최신 모델 ‘허머HX’ 컨셉트카를 디자인한 강민영씨. 오는 12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릭 왜고너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개할 예정인 허머HX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회복하는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야심작이다. 허머HX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존 허머에 비해 콤팩트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4세대 모델로 친환경 연료와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강씨는 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남성적이고 강인한 기존 장점을 살리면서 ‘놀이의 관념’이 들어간 재미있는 허머를 추구했다”면서 “아직 컨셉트카 단계지만 국제판매 담당 부회장인 보브 노츠가 호평할 정도로 사내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강씨는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어릴 때 꿈인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위해 2001년 미 유학길에 올라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트로이트의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 GM에 입사한 그는 곧바로 남성 디자이너 2명과 함께 차세대 허머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제주의 파도와 풍광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는 강씨는 “출세를 원했다면 서울에 남아있는 것이 더 유리했을 것”이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앞으로도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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