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5년간의 생명평화탁발순례 마치는 도법 스님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5년간의 생명평화탁발순례 마치는 도법 스님

입력 2008.12.10 17:51

  • 김석종 기자

“내일의 행복위해 오늘을 희생하는건 잘못”
“욕심 줄이고 이치에 맞게 살면 삶이 평화로워”

도법 스님이 이끄는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마침내 전국 읍·면·동 단위 땅을 빠짐없이 다 밟았다. 2004년 3월1일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는 뜻을 세워 지리산 노고단에서 순례의 길을 떠난 지 5년 만이다.

경향신문은 처음부터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의 여정에 동행했다. 순례단은 이제 마무리 행사만 남겨놓고 있다. 13일 서울에서 ‘전국 순례 5년 닫는 마당’을 열고, 14일에는 출발지인 노고단에 올라 고천문을 낭독하고 생명평화 100대 서원 절명상을 하는 것으로 길고 길었던 순례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

도법 스님은 9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간 걸으면서 얻어낸 생각의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5년간의 생명평화탁발순례 마치는 도법 스님

-전국 순례를 마치는 소감은.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죽겠다, 못살겠다고 하소연했다. 30년간 경제성장 타령을 했는데도 나아진 게 없다. 물질적인 풍요가 우리 삶의 진정한 해답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몽땅 희생하는 것은 잘못된 삶이다. 아담하고 단순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도 만났다. 지금은 그런 삶을 주목할 때다. 느리게, 불편하게, 가난하지만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순례길에서 무엇을 깨달았나.

“그런 것 없다. 깨달아서 부처가 된 석가모니도 밥을 먹었고, 그 밥을 똥이 기른다. 실상을 알고 보니까 부처와 밥과 똥은 똑같이 평등하고 거룩한 존재다. 삼라만상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그물에 그물코처럼 연결돼 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내 생명 아닌 것이 없다. 그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 사상이고 연기론(緣起論)이다. 진리의 길인 연기법으로서 동체사상과 정신으로 살면 누구나 부처이고 선지식이다. 걸으면서 내 의식을 덮고 있던 전도몽상(顚倒夢想)에서 벗어났다. 나는 지금 이 눈으로 세상을 바로보는 데 불편함이 없다.”

-누구나 그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아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가 손해를 보는 것이 오히려 세상 이치에 어긋난다. 연못이 유익하려면 연꽃을 잘 피워야 한다.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가운데 무엇이 먼저인지 따질 필요가 없다. 그대가 있어 내가 있는 것이다. 욕심을 줄이고 세상 이치에 맞게 살면 그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도법 스님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파괴와 살상으로 점철된 삶의 행태를 바꾸어 보겠다며 생명평화탁발순례의 길을 떠났었다. 순례단은 2004년 지리산권 5개군과 제주·부산·경남·울산, 2005년 전남·광주·경북·대구, 2006년 전북·대전·충남, 2007년 충북·강원지역을 순례했다. 대운하계획이 터져나온 올해는 ‘생명의 강을 지키는 사람들’ 순례단에 참여한 뒤 지난 6월 경기·인천 지역을 돌며 밥과 잠과 생명평화의 마음을 ‘탁발’했으며, 9월부터 100일 동안 마지막 여정인 서울 순례를 마쳤다. 지금까지 순례단은 절과 교회, 마을회관, 사랑방, 나무 그늘 등을 찾아 얻어먹고 얻어 자며 전국 방방곡곡 3만리를 걸었다. 생태, 문화, 역사, 현안과 관련된 곳에서 지역 주민, 종교인, 시민사회단체, 농민, 교사, 지역 언론인, 공무원, 정치인 등 8만여명을 만나 그들의 기쁜 이야기, 서러운 이야기, 힘겨운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었다.

-생명평화탁발순례가 이룬 사회적 성과는 무엇인가.

“순례를 시작할 때 활동가들은 똘똘 뭉쳐서 싸워도 시원찮은데 걸어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불만스러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명평화라는 말이 일반화되고 대중화됐다. 개인적으로는 대안적인 삶과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

-탁발순례로 얻어낸 대안적인 삶은 어떤 것인가.

“주체적인 삶의 가치를 각성한 사람들이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하면 된다. 인류문명의 고향이자 목숨줄인 농촌과 농사를 바탕으로 자급자족하는, 민주주의가 생활화된 생명평화 공동체다. 학자금이나 병원비 같은 목돈은 공동으로 책임진다. 욕심 때문에 거짓된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사회안전망이다.”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할 것인가.

“순례를 끝내면 바로 실상사로 돌아간다. 실상사가 있는 인구 2000여명의 남원시 산내면에서 대안적 삶을 시작할 것이다. 단순 소박한 생활 속에 상대방의 개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평화의 마을, 우리의 생명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 나는 그런 산내의 삶을 꿈꾼다.”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물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물은 논에서는 벼를 빛내고, 숲에서는 나무를 빛낸다. 그것이 물의 자비행이자 물의 연기법이다. 물은 이타행을 통해서 자기를 빛나게 한다. 농부도, 흙집짓는 사람도, 목기 만드는 사람도 그런 생활 속에서 각자 자기를 빛나게 하고 친구의 삶, 이웃의 삶, 세상의 삶을 빛나게 한다. 이렇게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빛나는 산내가 될 것이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