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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구상회화 새로운 미학 모색

입력 2009.02.02 17:29

‘미술계 유망주’ 서동욱

‘홍익대 회화과 졸업. 프랑스 세르지 국립고등미술학교 졸업. 2006년 귀국 후 두 차례의 개인전.’ 짧은 이력에도 미술계 유망주 중 한 사람으로 꼽하는 작가 서동욱씨(35). 회화와 영상작업을 함께 하지만, 그의 관심은 회화에 좀더 치우쳐있는 듯하다.

어두운 실내에서 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인물의 정면상을 즐겨 그려온 작가의 그림에서는 쓸쓸함이 감지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가회동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두번째 개인전 ‘나의 푸른 가방(My Blue Baggage)’에 발표한 신작들 역시 마찬가지다.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 순간적인 인물의 표정을 포착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재현하지는 않는다.

작가가 몰두하는 주제는 ‘쓸쓸함’이다. 이번 전시에 발표한 몇 점의 풍경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정서이다. “순간의 감정, 표정을 그리는 데 관심이 많아요. 이제까지 인물을 즐겨 그려온 것도,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초상화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풍경화는 이번에 처음 그려봤는데, 인물이 없는 빈 무대 같은 느낌의 풍경을 그리고 싶어서죠”

그는 극사실주의 회화나 소위 코리안 팝아트라고 불리는, 붓터치가 느껴지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했다. 에드와르 마네 이후 (구상)회화의 발전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회화는 늘 사각의 틀과 물감이라는 재료에 한정돼 큰 변화가 없었다. 그는 형태와 볼륨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거친 느낌을 주는 마네의 붓터치 이외에 색점을 찍고 손으로 뭉개고 물감을 흘리는 등 추상표현주의의 회화기법도 차용하고 있다. 그는 “현대미술 작가라면 새로워지기 위해서 끊임없이 기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계에서 그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는 부분 역시 오랜 기간 숙련된 안정감있는 붓터치,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실험 때문이다.

쓸쓸한 유원지 풍경을 그린 서동욱씨의 ‘해변의 묘지’(캔버스에 유채, 162×130㎝).

쓸쓸한 유원지 풍경을 그린 서동욱씨의 ‘해변의 묘지’(캔버스에 유채, 162×130㎝).

그는 자신의 작업을 ‘평면’에 한정시키지 않고 있었다. 갤러리에 함께 전시 중인 40여분짜리 비디오아트 ‘I X Blue’는 탄탄한 서사에 바탕한 작품이다. 이 영상 작품은 전시에 함께 걸린 회화 ‘푸른 침대’ ‘해변의 묘지’ 등과 서로 보완관계다. 비디오아트의 한 장면들을 회화로 제작했다.

“회화에서 보여지는 내러티브는 매우 절제돼 있습니다. 그래서 회화의 보완적 매체로 영상작업을 시작했어요. 더 이상 영화냐, 비디오아트냐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비디오아트는 매체가 새롭다는 것 말고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잖아요.”

조용하지만 거침없이 동시대 회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작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전시는 이달 21일까지 계속된다. (02)745-1644

윤민용기자 vist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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