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바꿔 타기 위해 잠시 내렸다. 목적지에 4분의 3은 온 셈이다. 갈아타야 할 기차가 플랫폼에 들어오기까지는 이십여분 남았다.
옛날엔 이름만 들어도 설레던 특급 열차라는 게 있었다. 느린 대신 이야기 거리가 많았던 완행열차도 있었다. 얼핏 이름만 바뀐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옛날에 승객들은 객실에서 마음대로 창문을 열 수 있었다. 바깥 바람이 쏟아져 들어오는 실내는 환기가 잘 되었고,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엔 일상의 억압으로부터 놓여난 듯한 해방감과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 환승역 플랫폼에서는 우동국물이 끓고 있었다. 우동을 먹기 위해 기차가 멈추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몰려가던 사람들. 그들을 되싣고 달리기 위해 울리던 기적과 역무원의 호루라기 소리. 객실 안까지 들어와 옥수수나 인절미 같은 것을 팔던 가난한 사람들의 허둥대던 모습. 기차가 출발할 때까지도 맞잡은 손을 놓지 못하던 애틋한 이별의 풍경….
어디에서나 선로는 평행을 이루며 뻗어 있다. 그 선로가 다른 선로와 만나는 곳엔 기차역이 있다. 그리고 변함없는 시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