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염전을 보았다. 전에도 여러 번 염전에 가본 적은 있지만, 가도가도 끝이 없는 염전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곳에서 생산되는 소금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소금 소비량을 충당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염전은 적막해 보였다. 집에 돌아와서야 그 적막함도 힘찬 에너지의 한 형태임을 알았다.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염전이 있고(심지어는 산간지방과 사막과 지하 동굴에까지), 그곳에서 생산된 소금이 모두 소비된다니 세계 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은 실감났다. 함께 갔던 건축사는 염전이 ‘원시적 에너지가 충만한 곳’이라며 곧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그곳을 영원히 보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문화를 지키며 활성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한 젊은이의 생각도 같았다. 나도 공감했다.
염전 안에는 일제시대 때 지어진 건물도 많았다. 노동자들을 관리했을 건물과 월급이나 일당을 나눠줬을 듯한 건물. 소금을 실은 차가 먼지를 날리며 내달렸을 길. 노동자들이 지친 몸을 누였을 허름한 목조 가옥. 황량하고, 적막하고, 쓸쓸한 에너지가 넘치는 곳…. 언젠가 꼭 다시 가서 거기에만 있는 에너지를 한껏 흡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