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막 사로잡은 ‘금강산·독도’ 진경산수

김후남기자

판화가 류연복 UAE서 첫 목판화 전시회 성황

한국의 목판화가 중동지방에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다.

판화가 류연복 화백은 우리나라 판화가로는 처음으로 아랍지역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리왁 아트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리왁 아트갤러리에서 관람객들에게 그림을 설명하고 있는 류연복 화백. | UAE 샤자대학 제공

아랍에미리트(UAE) 리왁 아트갤러리에서 관람객들에게 그림을 설명하고 있는 류연복 화백. | UAE 샤자대학 제공

지난 25년 동안 목판화에 천착해 온 류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 금강산과 독도 그리고 현재 그가 살고 있는 안성 부근 서운산 등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표현한 대작을 출품하고 있다. 류 화백은 전시작품은 우리나라 산천의 실제 풍경을 대형 화폭에 담은 지도 연작으로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정신을 이어받은 진경산수 목판화라고 밝혔다.

“정말 힘든 우여곡절 끝에 전시가 성사됐는데, 현지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신이 나서 저녁 때만 되면 전시회를 주선해 준 아랍에미리트 샤자대(University of Sharjah) 미술대학 최미라 교수 집에서 몰래 술을 마십니다. 이 나라에서는 집 밖에서 술 마시는 것이 금지되어 있거든요.”

류 화백은 이제까지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 목판화를 중동지역에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전시 첫날부터 지금까지 관람객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서 “짧은 기간 강의까지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 화백의 목판화는 지난해 12월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발행하는 한국문화 소개 잡지 ‘진달래(Azalea)’에도 소개되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작품성과 한국성을 인정받았다.

류 화백은 자신의 진경산수 판화에 대해 “조선시대의 화가 겸재 정선이 중국 그림의 모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나라의 산천을 그리며 조선 고유의 그림 형식을 창조했듯이, 저 역시 한국적인 그림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에 대한 작은 깨달음이 조국의 산하에 대한 사랑이었기에 금강산과 독도에 매달렸다”고 작품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은 가로 1m가 넘는 대작이 대부분이다. 류 화백은 “진경산수는 관념 산수와 달리 실제 대상을 꼼꼼히 스케치해 밑그림을 완성하고, 그것을 다시 나무에 옮겨 칼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점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서너 달”이라고 밝혔다. 경기 가평 출신인 류 화백은 1984년 홍익대를 졸업한 후 판화뿐 아니라 벽화, 걸개그림을 그렸다. 93년 안성으로 활동공간을 옮기면서 지역 활동과 자연을 스승삼아 목판 작업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류 화백은 이번 아랍에미리트 전시회를 마치고 가을에는 인사동에서 ‘목판화 대중화를 위한 소품전’과 내년 봄 미국 LA에서 독도와 금강산전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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