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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한 공간이 훤한 갤러리로 변신

입력 2009.07.01 17:40

수정 2009.07.0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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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윤정 기자

병원·금융기관·리조트 등 다양한 공간에 갤러리가 생겼다. 관객 입장에서는 굳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지 않아도 쉽게 미술품을 접할 수 있으며, 작가는 비싼 대관료를 치를 필요 없이 관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 공간의 품격이 높아지는 이점도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25일 본관 로비에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를 마련했다. 병원 측은 2005년 본관 신축 이후 가벽을 마련해 간헐적으로 미술작품을 전시했으나 가벽 설치와 철거에 따른 불편과 비용부담을 고려해 아예 상설 갤러리를 꾸몄다. 세브란스병원의 하루 유동인구는 환자 7000~8000명과 보호자, 직원 등 줄잡아 2만명으로 웬만한 소도시 수준이다. 따라서 입원하거나 진료대기 중인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은 개관전으로 오늘 24일까지 조각가 심문섭씨의 포토드로잉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물방울 작가 김창열씨의 작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서여의도지점

우리은행 서여의도지점

경희의료원 역시 2007년 신축한 소화기센터 1층에 지난해 5월 ‘봄 갤러리’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봄’은 환자에게 새 활기를 넣어준다는 의미의 봄(春)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봄(觀)의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의료원 홍보담당 김지현씨는 “경희대 미술대학의 교수 및 출신 작가들의 전시가 많은 데다 외부의 전시 요청도 많아 2주 단위의 일정이 빽빽하다”며 “주관람객이 환자임을 고려해 밝고 환한 이미지의 그림과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는 사진을 주로 전시한다”고 밝혔다.

곤지암리조트

곤지암리조트

이밖에 건국대 병원과 서울 아산병원도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남성모병원 역시 로비 갤러리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의 큐레이팅을 맡은 박규형 아트파크 대표는 “점점 많은 병원들이 갤러리 설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전문화랑 못지않게 수준 높은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증권회사 등 금융기관의 객장도 갤러리 공간으로 적합하다. 단일 객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640평의 대우증권 분당 서현역 자산관리센터는 지난해 4월부터 벽에 그림을 걸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서여의도지점, 국민은행 돈화문지점과 압구정동지점의 벽에도 그림이 걸려있다. 이곳들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 이지엽 섬갤러리 대표(경기대 교수·국문학)는 “훌륭한 공간이 빈벽으로 남아있어 금융기관쪽에 그림을 무상으로 대여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아직 현장판매는 거의 없으나 활성화될 경우 작가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섬갤러리는 김일해·정우범·이부재·강우문 작가 등의 작품을 제공했다. 홍완기 국민은행 압구정동지점장은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그림을 걸어놓음으로써 분위기가 달라지고 고객들에게 문화적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리조트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 광주시의 곤지암리조트는 지난해 12월 아트갤러리 ‘다르’를 열고 올 상반기에 3건의 기획전을 치렀다. 첫 전시는 갤러리 현대의 도움을 받았으며 두번째는 리조트 회원전, 세번째는 광주도자기축제와의 연계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 조각가 줄리아노 반지의 대형 작품을 갤러리 앞 야외공간에 설치했다. 본격 휴가철을 맞아 3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는 가족단위 방문객을 겨냥해 ‘사랑하는 아이방에 어울리는 그림전’을 연다. 한영욱·최경문·최정혁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동원 마케팅그룹 대리는 “디스플레이 차원에서 리조트에 그림을 거는 경우는 흔하지만 큐레이터를 채용해 갤러리를 운영하는 건 처음”이라며 “토피어리(식물로 동물 모양을 만드는 것) 등 가족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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