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풍경 속으로 한 쌍의 연인이 들어왔다. 동시에 무겁던 분위기에 생기가 넘쳤다. 풍경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하다 보면 저절로 사람을 피해 렌즈를 갖다대게 되는데,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들을 따라가며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뱃멀미를 심하게 한 뒤 육지에 내렸을 때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것은 반대로 육지멀미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계속 하품을 하며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려 안간힘을 쓰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낭만적으로 보이는 저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거짓말처럼 속이 가라앉았다. 몽돌이 잘그락거리는 소리도 눈길을 사로잡은 저들로 인해 잠시 들리지 않았다. 내 옆에는 소꿉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정말이지 ‘난 인물’이었으나 평범한 중년이 되었다. 나는 늘 그 점이 안타깝지만, 친구는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 눈치다. 우리는 옛날 이야기를 하며 그 해변에 닿았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그녀 남편과 세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제 곧 그녀의 아이들도 저 젊은이들처럼 누군가의 풍경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우리도 병져 눕는 그 순간까지 끝없이 누군가의 풍경으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