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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덕장

입력 2009.08.24 18:00

  • 조은 시인
[조은의 길]오징어 덕장

여행을 하다 만나는 사람과 표현법이 달라 당황할 때가 있다. 공짜로 주겠다는 듯한 투로 뭔가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자를 대할 때도 당혹스럽다. 그의 행동이 낯선 자에 대한 배려인 것도 같고, 닳고 닳은 상술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며 걷다 지쳐 길가에 앉아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릴 때 지나가던 택시가 눈앞에서 멈췄다. 운전기사 옆에는 여자가 타고 있었다. 그들이 부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마음이 좀더 편해졌지만, “이런 기회도 흔치 않으니…” 하며 어딘가로 데려다 줄 테니 꼭 보고 가라는 그들의 말이 선의인지 상술인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쉬는 날 부인과 드라이브를 하다가 지친 여행자를 발견해 태우고는, 그 정도는 기분좋게 봉사하겠다는 말투이지만, 적절한 사례를 해야 할 나로서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택시는 영업 중이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해안도로를 달릴 때 부인이 말했다. 마른 오징어는 다리가 짧고 통통한 것을 사 먹으라고. 다리가 길고 가는 건 냉동오징어를 말린 거라 질기고 맛이 없다고도 했다. 오징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그 정보는 물론 서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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