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까치발을 해도 난 안닿겠는데."
"김기자가 키가 나보단 크니까 이걸 몰고 따라와."
동료 기자가 자신은 키가 작다며 나에게 떠맡긴 모터사이클이 F800GS였다.
바이크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얼핏봐도 존재감이 대단했다.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에 비해 안장높이가 무려 30cm나 높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까치발을 해야 겨우 바이크를 세울 수 있었다. 기자같은 초보자가 탈만한 바이크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바이크를 몰고 나가니 엔진 소리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패러랠-트윈 엔진이라고 하는데 매우 진동이 적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얌전한 타입이라면 그런대로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 대기를 하는데, 옆에선 빨간 모터사이클 운전자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벌꼬리를 연상케하는 위협적인 색상과 디자인 때문인지 주변의 시선을 꽤 끌어모으는 듯 했다.
모델명에 붙은 GS는 BMW의 듀얼스포트 모터사이클들의 총칭이다. 듀얼스포트란 "온-오프로드 바이크"라고도 불리는데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모터사이클을 말한다.
차체가 높은 것도 울퉁불퉁한 바위를 수월하게 넘기 위해서다. 경사로에서 점프하고 산을 오르고, 그런것들이 가능한 바이크다. 반면 온로드에서도 탁월하다. 높은 차체 덕분에 장거리를 달릴때는 멀리까지 보이고 노면 충격도 분산돼 운행이 수월했다. 하지만 시내 도로에서 차 사이로 달리는 것은 어렵기도 하려니와 이 바이크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모터사이클은 800cc급 패러랠 2기통 엔진과 체인을 장착한 모델이다. 엔진 힘은 85마력으로 1톤짜리 경차도 쉽게 끌고 달릴 정도의 힘이다. 하지만 F800GS는 차체 무게가 불과 207kg이니 말 그대로 '당기면 튀어나가는' 느낌이었다.
변속을 몇차례 해서 6단까지 올려보려는데 계기반 바늘이 이미 시속 140km를 가리켜 깜짝 놀랐다. 안전최고속도는 시속 200km라고 하는데, 그 이상도 문제 없이 가속될 듯 했다. 차체가 높기 때문인지 가속해도 가속감이나 불안한 느낌이 적었다.
하지만 차체에 앉는 자세가 레이스 바이크처럼 숙여지는게 아니라 약간 곧추세워지는 느낌이라 고속으로 달릴때는 몸이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았다.
어쩌다 코너에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자동차의 ABS가 작동하듯 "투투툭"하는 소리가 나면서 브레이크 레버와 브레이크 페달이 진동했다. 코너인데도 불구하고 타이어에서는 스키드음이 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다.
무서울게 없다고 느껴질만한 BMW의 전천후 중형 바이크 F800GS 의 가격은 1천650만원이다.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whynot@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