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압력 등 원인… 한은 성장률 전망도 한몫
당국개입·외인매도 ‘변수’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압력 등 원화강세 요인들 때문에 환율이 이달 중 1100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4.1원 내린 111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9월17일 1116원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은 지난 9일 1118.2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이후 1거래일 만에 다시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0.2원 내린 1118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달러 매물이 늘면서 1111.4원으로 떨어졌다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114원선을 회복했다. 이후 수급공방이 벌어지며 1112원과 1115원 사이에서 등락이 지속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달러화 약세 여파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리스에 대한 유럽연합의 300억유로 지원 소식으로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감이 크게 완화됐고 이는 달러에 대한 유로화 등 다른 통화들의 강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것도 하락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주식 매각에 따른 달러 유입이 이번주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원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섰고 외국인이 증시에서 1000억원가량 순매도를 기록한 점 등이 환율을 떠받쳤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율이 이달 중 1100원선까지 하락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주식시장에서 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지속될 경우 환율하락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와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방치하지 않고 개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그리스 지원 등 유로존의 호재와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로 추가 하락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1110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당국의 강한 환율 개입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둔화되면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1100원대로 진입하게 되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며 매수탄력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해 원화약세로 호조를 보였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부문이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지게 되면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매력도 낮아질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환율하락이 물가안정과 소비여력 증가, 기업투자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IT와 자동차의 채산성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대표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외국인들이 증시를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