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사노동 사회적 평가 반영… 10년전보다 절반 이상 높아져
가사와 육아를 전담해 온 전업주부는 이혼할 때 전 재산의 얼마를 가져갈 수 있을까?
최근 법원이 전업주부도 재산에 절반의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사노동의 사회적 가치가 높아지고, 가정의 재산은 부부가 함께 노력해 일군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년간 두 자녀를 키우며 살아온 전업주부 ㄱ씨(47)가 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재판부는 “남편은 재산의 50%인 9억원과 위자료 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3년간 시부모를 모시고 아들을 양육해온 주부 ㄴ씨(49)도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비율을 45% 인정받았다.
30년 결혼생활과 17년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한 전업주부 ㄷ씨(53)와 ㄹ씨(50)도 법원에서 50%의 재산분할비율을 인정받았다.
서울가정법원의 신한미 판사가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8년 12월~2009년 2월 전국 1심 법원에서 선고된 227건의 이혼소송사건에서 아내의 재산분할비율을 40~50%로 인정한 것은 135건으로 전체의 60%에 달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높아진 수치다. 1999년 박보영 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맞벌이주부를 포함해 여성의 재산분할비율이 41~50%인 경우는 전체의 20.6%에 그쳤다. 신 판사는 “5~6년 전만 해도 10년차 이상 전업주부의 재산분할비율을 50%로 정하면 수긍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당사자들도 대개 반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공보판사는 “10년 전만 해도 재산분할비율을 전업주부는 약 3분의 1, 맞벌이주부는 약 2분의 1로 인정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전업주부도 절반까지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가사노동에 대한 달라진 사회적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