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부채 영향 99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
“지원 정책 절실”… 고소득층은 36%로 ‘건재’
지난 10여년간 저소득층들은 저축률이 크게 하락한 반면 고소득층은 높은 저축률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률이 낮으면 실업, 금리변화 등 경제적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의 자산형성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 유경원 연구위원이 21일 내놓은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축적 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개인순저축률은 1991년 24.4%에서 2009년 3.9%로 크게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선진국의 가계순저축률 평균이 1991년 11.4%에서 2009년 8.3%로 3.1%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하면 엄청난 하락폭이다.
특히 소득계층별 저축률 격차가 외환위기 이후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저축률은 1999년 마이너스 4.9%를 기록한 이후 줄곧 적자였고 중소득층도 1997년 27.3%에 달했던 저축률이 2008년에는 19.9%로 7.4%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고소득층의 가계저축률은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36%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저축률 차이는 1996년 27.6%포인트에서 2008년 37.3%포인트로 확대됐다.
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저축률 급감 현상은 중·저소득 계층의 낮은 소득증가율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득증가율은 낮은데 교육비와 가계부채로 인한 빚상환 부담 등으로 저축여력이 떨어진 탓”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가계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초 6%대에서 최근 12%대로 두 배가량 높아졌다. 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2004년 113.5%에서 2009년 143%까지 상승하면서 이자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소득대비 부채가 많고 상환부담도 높아 저축여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별다른 자산이 없는 저소득층이 저축마저 없다면 실업이나 금리변화 등 경제적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낮은 저축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계층별로 차별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거론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으로 미소금융 등 소비자신용 확대방안만 내놓고 있으나 이는 맞지 않는 접근법”이라며 “빚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대출을 늘리도록 하기보다는 저소득층의 자산형성을 도울 수 있는 저축지원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저축장려제도는 주로 비과세나 세액공제 정도여서 소득세 납부대상이 거의 없는 저소득층에는 유인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고소득층에만 유리하다. 유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이 소득 가운데 일부를 저축할 경우 정부 또는 민간이 그만큼을 적립해주는 매칭형 예금 정책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