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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대물림 되는 전쟁의 상처

입력 2010.04.29 18:17

수정 2010.04.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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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장애’와 사투 벌이는 ‘평화마을’ 아이들

400여명 치료와 교육… “50만명에 유전 추정”

처참한 모습과 달리 맑은 영혼의 ‘천사’들

호찌민 시내 콩퀸 거리에 위치한 ‘투 두 산부인과 병원’ 안에는 ‘평화마을’로 불리는 5층짜리 건물이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피해자 2세 가운데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35년이 지났건만 이곳은 전쟁의 상흔이 다음 세대 아이들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호찌민 평화마을에 살고 있는 고엽제 피해 2세들.

호찌민 평화마을에 살고 있는 고엽제 피해 2세들.

지난 26일 이곳을 찾았다. 처음 안내받은 장소는 3층에 위치한 ‘과학실험실’과 흡사한 방이었다. 선반에는 고엽제로 인해 산모의 뱃속에서 숨진 태아, 출산 과정에서 숨진 신생아의 시신을 방부제 처리해 담아놓은 수십개의 유리병이 놓여있었다. 고엽제 희생자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돕기 위함이다. 한층 더 올라가자 아이들의 병실들이 눈에 들어왔다. 방마다 4~8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머리 크기가 보통 아이들보다 두 배 이상 큰 아이, 팔다리가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마른 아이, 주사 바늘을 꽂고 눈만 깜박이는 아이…. 악수를 먼저 청한 것은 아이들 쪽이었다. 이동이 자유로운 아이들은 낯선 방문객에게 안기기도 하고, 이름을 묻기도 했다. 최근 영어를 배우고 있는, 양쪽 팔이 없는 린(6)은 영어로 자기 소개를 했다.

호찌민 평화마을은 1999년 독일이 지원해 설립됐다. 베트남 각지에 퍼져 있는 평화마을의 효시다. 이곳에는 신생아부터 29세까지, 정신적·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고엽제 피해자 2세 400여명이 수용돼 있다. 담당 의사 레디 히엔 니는 “상태가 심각한 아이 몇 명은 숨졌다”고 말했다. 병원은 아이들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구직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79년부터 고엽제 피해를 연구해온 응우옌 티 푸엉 박사(65)는 “고엽제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며 “고엽제 피해 부모들이 겪는 고통을 아이들이 그대로 대물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쟁 때 뿌려진 고엽제는 8000만ℓ. 다이옥신은 386㎏이 포함됐다. 고엽제 희생자는 480만명. 이 중 40만명은 숨지거나 장애가 생겼고, 50만명의 아이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엉은 그러나 “종전 후 떠난 미군들을 비롯해 보고되지 않은 고엽제 피해자와 장애를 안고 태어나거나 숨진 2세들에 관한 자료가 없어 정확한 피해자 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엽제로 인생 전체에 영향을 받을 아이들을 보는 것은 그 가족과 사회, 인류에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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