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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방위 자금 확보 ‘충격요법’

입력 2010.05.10 18:11

수정 2010.05.1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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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청솔 기자

확산되는 시장 불안 잠재우기용 전폭적 지원

“회원국 스스로 재정책임” 기존 입장엔 어긋나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10일 공개한 유럽 재정안정기금 조성 방안은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에 발맞춰 유럽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하는 등 세계 금융당국이 공조에 나선 모양새다.

EU, 전방위 자금 확보 ‘충격요법’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이 합의한 재정안정기금은 재정난을 겪는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전방위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우선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이 채무보증과 직접 차관 형태로 4400억유로를 분담하고, EU 예산에서 600억유로가 배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EU가 대는 돈의 절반까지 기여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2500억유로를 지원한다. 재정안정기금의 지원대상은 EU 27개 회원국 전체다.

EU가 이처럼 공세적으로 회원국 재정 안정대책을 밝히고 나온 것은 확산되는 시장의 불안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EU 재무장관 회동은 유로존 정상들이 지난 7일 그리스에 대한 1100억유로 규모의 지원방안을 승인한 후 긴급 소집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구조적 위기에 맞서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지난주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4.1% 떨어지고 세계 주요국 증시도 폭락하는 등 EU와 IMF가 합의한 ‘그리스 해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자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대책 마련을 압박했다. 이를 반영하듯 9일 시작된 EU 재무장관 회동에서는 11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10일 아시아 증시 개장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EU의 재정안정기금 조성은 물론 ECB의 유로존 국채 및 회사채 시장 개입 결정도 회원국의 재정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게 했던 기존 EU의 정책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EU는 “자연재해나 기타 예외적 상황에서만 예산을 회원국에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600억유로의 예산을 재정안정기금에 포함시키는 ‘우회전술’을 택했다. ECB도 회원국 정부 지원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시장 개입을 긴급 발표했다.

이를 통해 EU가 재정난을 겪는 회원국에 대한 일종의 공동 책임체제를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재정안정기금의 규모에 대해 유니크레디트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르코 아누지아타는 “압도적인 힘이며,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패닉을 막는 데 필요한 양보다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골드만삭스의 에릭 닐슨은 “무엇과 비교해도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 필요에 비춰볼 때 이번은 상당한 규모”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나 코넬대학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개혁 없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잘못된 인센티브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역으로 유로존 국가들 사이의 상호의존성이 커지면 재정이 방만한 나라에 대해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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