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의 국내외 경제 전망
3분기에 금리인상 유력…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中 위안화 절상 초읽기… 하반기 증시 다소 긍정적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세계금융 위기의 여진이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 최대 현안인 금리인상 시점은 3·4분기로 내다봤다. 최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국내외 경제 및 기업상황을 수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분석과 전망은 정례적으로 거시경제 전체를 조망하는 국책·민간연구소 전문가들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경향신문은 지난 13~14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을 상대로 금융위기 파장 등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대우증권 양기인,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유럽발 경제위기의 파장에 대해 5명 중 3명은 ‘그리스에 한정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공조가 본격화되면서 주변국으로 위기가 파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투자, 우리투자증권은 스페인·포르투갈 등의 재무상태를 볼 때 그리스발 위기가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4명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센터장만이 유일하게 “위기가 확산되면 한국경제도 상당 정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여진에 대해서는 5명 중 3명이 내년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올해만 넘기면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2명이었다.
출구전략 시행과 관련,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5명 중 4명이 3·4분기를 지목했다.
하지만 대우증권 양기인 센터장은 내년 1·4분기에나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금융불안 요소가 많은 만큼 민간부분이 확실히 살아날 때까지 한국은행이 기다릴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 위안화절상 시기는 2·4분기가 2곳, 3·4분기가 2곳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가 조만간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유럽 위기로 최근 냉온탕을 오갔던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미래에셋은 현수준인 1100∼1120원 수준에서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환율이 1120원선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없었다.
하반기 증시에 대해서는 긍정론이 소폭 많았다. 상반기보다 좋을 것(3곳)이 나쁠 것(2곳)이라는 전망보다 근소하게 우세했다. 대우증권, 우리투자, 현대증권은 ‘하고’에 방점을 찍었고 미래에셋, 한국투자는 ‘하저’에 손을 들었다.
하반기 기업 실적에 대해서는 ‘상반기 수준’ 이상이 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우세했다. 더블 딥 등 세계경제의 불안보다는 견조한 회복세 유지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다만 설문항목 7가지 중 응답자 5명의 의견이 일치한 항목이 단 1가지도 없을 정도로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기 예측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우리투자 박종현 센터장은 “올 국내외 경제는 응급실에서 막 나온 환자여서 제대로 활동할 것인지, 다시 드러누울 것인지 보는 시각에 따라 견해가 엇갈린다”며 “특히 세계경제를 이끄는 선진국의 신용위기에 대한 해석과 전망이 제각각이어서 어느 해보다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