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정부들 재정 최악
세계경제 ‘더블딥’ 빠질수도
‘미국 주정부들의 재정상태는 남유럽 국가들에 못지 않게 나쁘고, 일본은 국가채무가 그리스의 2배 수준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 속에서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미국, 중국 등 G2와 일본을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금융불안이 이들 나라로까지 확산되면 세계경제는 ‘더블딥’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증권사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과 캘리포니아주는 재정악화로 주정부 채권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5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3월 말 202bp에서 4월 말 195bp로 완화되는 듯하더니 14일 현재 265bp로 확대됐다. 뉴욕주도 3월 말 155bp에서 5월14일 현재 187bp로 악화됐다. 특히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은 12.6%로 PIIGS 국가 중 스페인(19.1%)을 제외하고는 그리스(10.2%), 포르투갈(10.5%), 이탈리아(8.8%)보다 높았다.
뉴욕주(8.6%)도 PIIGS 국가와 비슷했다. 이런 상태를 방치할 경우 재정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 또 주정부들이 이를 막기 위해 세입 및 세출 조정에 들어가면 경기둔화로 이어지면서 남유럽국가들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김동환 연구위원은 “주정부 위기는 곧바로 중앙정부 위기로 전이될 것”이라며 “주정부 긴축에 시민들이 반발할 경우 그리스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값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포위돼 있는 중국도 긴축우려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07% 급락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커진 데다 이달 말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주요도시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된다는 소식 때문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위원은 “지난달 주택가격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긴축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일본도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17.7%에 달하면서 신용등급이 유지될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와 일본 증시에서는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일본의 국가등급을 곧 대폭 하향조정한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시장이 출렁였다. 피치는 즉각 루머를 부인했지만 일본의 재정적자 실상으로 미뤄볼 때 현재의 국채등급(AA-)이 하향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