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무라증권 분석
저금리로 경기부양보다 물가상승 최소화 급선무
한국사회의 ‘고용없는 성장’의 근원은 무엇인가.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이에 대한 대답을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몰락에서 찾았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고용의 ‘의미있는’ 회복은 국내 경기가 과열(overheating) 단계에 접어들지 않는 한 이른 시일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저금리 정책이 일시적으로는 저소득층의 부채상환 부담 등을 낮춰주지만 장기적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18일 ‘한국:일자리와 국내총생산(GDP) 사이의 비동조화’ 보고서에서 2005년 이후 한국사회는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고용사정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의 실질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이 4.0%일 때 취업자 증가율은 1.3%였다. 하지만 2007년에는 성장률이 5.1%로 높아졌지만 취업자 증가율은 1.2%로 오히려 낮아졌다. 특히 올 1·4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7.8%로 매우 높게 나왔지만 취업자 증가율은 0.6%로 극히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 고용시장이 악화된 이유를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감소에서 찾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4월 한국의 정규직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만4000명이 늘어나며 성장률과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영업자(무급 가족종사자 포함)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같은 기간 38만4000명 감소해 성장률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고용이 취약한 이유로 △과잉공급과 낮은 수익성, 높은 부채에 허덕이는 자영업 상황 △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의 공격적 확장 △비정규직 보호법 발효로 인한 일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고용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고용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국내 수요가 장기 평균 수준을 능가할 때까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의 저금리 정책이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고 가계부채 부담을 줄여 자영업자, 비정규직 등 저소득층에 도움이 되겠지만 저금리로 인한 경기부양이 항구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증권 권영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금리를 통한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 물가상승과 경기변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저소득층의 상황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