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한 디자인에 넓은 실내공간
한국 차의 유럽 판매가 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 잘 팔리는 세단형 승용차는 영국 등 유럽지역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준중형차는 해치백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포르테도 빌리기가 쉽지 않았다. 유럽의 동쪽 끝인 터키의 기아차 영업소에서 겨우 포르테 한 대를 빌려 보스니아, 불가리아를 거쳐 독일과 프랑스, 영국 런던까지 달렸다. 도로 상태도 녹록하지 않았지만 거리만 2300㎞가 넘었다.
포르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흘을 달렸다. 보스니아에선 군데군데 비포장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렸고 불가리아에선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는 미끄러운 도로를 150㎞ 이상 달려야 했다. 포르테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밀한 부분도 대충 넘어간 구석이 없다. 작은 선 등 디테일이 나름대로 목적과 주제를 담고 있고 이들이 합쳐져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다. 예컨대 전조등 안에 숨어 있는 선은 테일램프에도 나타나고 보닛과 A필러(차 지붕과 옆면을 연결해주는 가장 앞 기둥)가 만나는 곳에도 들어 있다. 실내 도어 핸들에서도 비슷한 선을 찾을 수 있다.
문을 열어보면 보이지 않는 가장자리까지도 잘 마감돼 있다. 8가지가 넘는 소재를 인테리어에 적용했음에도 튀는 구석이 없다. 이런 세밀한 디자인 덕분에 실내가 실제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디자인 못지않은 동력성능을 보여준다. 포르테는 기존 국산차들과 달리 서스펜션이 딱딱한 편이다. 이런 특성의 서스펜션은 고속주행을 장시간 하는 데 적당하다. 고속에서도 독일제 고급차처럼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엔진 힘은 기대 이상이다. 시속 190㎞를 넘나든다.
포르테는 배에 실린 채 영국 도버항에 도착했다. 쉴 새 없이 달렸지만 점검해보니 타이어가 좀 닳았을 뿐 엔진 소리나 서스펜션 등이 모두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포르테의 디자인과 동력성능이라면 유럽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시승이었다.
자동차 디자이너 여홍구씨는 영국 왕립디자인대학(RCA)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현재 스포츠카 맥라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내년에 판매 예정인 이 회사의 신형 스포츠카의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