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추가긴장 조성여부 주목
환율급등세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상승은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는 불리하고 특히 국내 물가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별로 명암이 엇갈린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0%를 넘어 환율이 연평균 10원 오르면 약 2000억원의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휴대폰 등 무선사업 부문 제품 매출의 84%를 수출한 삼성전자도 환율 수혜 기업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해외 생산 비중이 늘고, 미국보다 유럽비중이 큰데 유로화는 약세여서 어느 한쪽으로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철강업체나 식품업체에 고환율은 커다란 악재로 작용한다.
밀과 옥수수, 팜유 등 원자재를 들여오는 식품업계는 환율이 100원 오를 때 업계 전체적으로 1000억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환율이 계속되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유류비나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환율 급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지난해 악몽을 되뇌이고 있다. 우려되는 점은 환율의 급변동이다. 환율이 시장전망과 다른 방향으로 급변동하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주체들이 대응하기 힘들어진다.
더구나 원화가치가 급락할 경우 국제 신인도도 하락할 수 있다.
관건은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지 여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과거 서해교전 등의 사례를 미뤄볼 때 천안함 사태도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정부간 대화 채널이 열려 있었지만 이번에는 양측이 모두 ‘출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면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천안함 사태가 불확실성을 키워 단기적으로 리스크를 높이고 있지만 기왕의 북한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상승시켰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향후 군사적 충돌 등 남북간 추가긴장이 조성될지가 환율과 우리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기·전병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