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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부실 공포, 금융권 전체 정조준

입력 2010.06.22 17:58

수정 2010.06.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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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 꺼지며 홍역… 우리 > 국민 > 농협 순

은행, 절대규모 많아 부담… 증권사는 연체율 높아

#1. 포스코건설·게일인터내셔널의 합작회사인 NSIC가 2006년부터 짓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의 랜드마크 빌딩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는 공정률 72%에서 멈춰 서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자 대우건설이 공사를 중단해버렸기 때문이다. 지상 68층, 높이 305m, 연면적 20만㎡의 국내 최고층인 이 빌딩은 사업비만 5500억원에 달한다.

#2.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랜드마크빌딩(133층·높이 640m)은 오는 8월 착공이 아직 미지수다. 3조3263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시공사와 농협, 산은, 우리은행 등 5개 재무적투자자가 서로 PF를 하라고 다투고 있다.

PF 부실 공포, 금융권 전체 정조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권이 앞다퉈 참여했던 PF가 부실공포를 몰고오고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은행 자회사인 경남은행이 최근 부동산 PF 문제로 홍역을 치르면서 금융권은 내부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활황과 시중은행의 덩치키우기 경쟁이 붙으면서 부동산 PF 대출은 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금융권으로 확산됐다. 한 시중은행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PF 대출을 중지한 상태라 건전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3~4년 전에 시작된 PF 사업장의 경우 언제 어떤 형태로 폭탄이 돼 돌아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PF 대출 규모가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 순으로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주사 가운데는 2008년 9월 말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가 17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금융지주가 12조2000억원, 신한금융지주가 9조4000억원, 하나금융지주가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PF 대출은 더 확대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PF 중 상당수가 PF 대출 무한경쟁이 붙었던 2005~2006년 때 계약이 이뤄진 것이라는 게 문제다. 그만큼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처럼 지급보증 위조나 내부 규정 위반 사례가 더 숨어 있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6년 말 부동산 절정기 때에는 분양공고만 내도 돈이 밀려들어 땅짚고 헤엄치던 시절”이라며 “은행과 증권, 보험, 캐피탈사가 서로 경쟁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추가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로 자금경색이 온 것도 이유지만 그보다는 과잉투자로 공급이 넘쳐나면서 금융권이 제살깎기를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서울의 경우 최근 2~3년 동안 을지로 인근에만 지어진 고급오피스 건물이 7~8동에 이르고 있다. 명동, 서대문 등에 추가로 빌딩이 건축되거나 리모델링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축건물들이 공실률을 줄이려고 임대료를 내리면서 기존 빌딩의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다”며 “추가로 자금경색에 빠지는 건설사와 부실 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PF 부실 대출에 은행권은 잔뜩 움츠린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은행권의 PF 대출 잔액은 51조원으로 지난해 6월(54조1000억원)에 비해 3조1000억원이 감소했다. 연체율은 1.67%로 6개월 전(2.62%)보다 약 1%포인트가 낮아졌다. 은행의 PF 대출은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절대 규모가 많다는 것이 부담이다. 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금융권 전체 PF 잔액 82조4000억원의 62%에 달해 부실이 발생할 경우 충격파는 크다.

연체율이 높은 증권사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증권사의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30.28%로 저축은행(10.60%)보다 높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부동산 PF 채권 중 CCC등급 이하와 연체채권 등 악성채권이 전체의 31.3%나 됐다. 분양률이 80% 미만인 수도권 사업채권이나 지방예정사업 채권을 합치면 77%가 자산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는 예정사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AA’등급 이상의 우량 증권사가 보유한 PF 채권의 질이 오히려 더 나쁜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나타났다. 우량 증권사들이 IB 업무 비중을 높이면서 부동산 PF를 비롯한 자기자본투자를 공격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통상 만기가 1년인 부동산 펀드나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추가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언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도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의 순으로 PF 대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소규모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 PF 위기설에는 조금 비켜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사들도 자산운용 다변화를 위해 뛰어들었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4.5%에 달하고 있어 안심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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