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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부정 적발

입력 2010.06.27 17:28

유명 미용실을 고리로 ‘추한 거래’

아름다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대회에서 등수에 들지 못한 참가자들은 진·선·미 등 입상 결과에 시비를 걸곤 했다. 선발 과정을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 상처가 오래 곪으면 터지게 마련. 결국 1993년 부정이 불거져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돈으로 사고파는 관행이 드러난 것이다.

[어제의 오늘]199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부정 적발

93년 6월 검찰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 언론사 간부와 서울 명동의 유명 미용실 원장을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일부 대회 참가자의 가족들도 불구속 입건되는 등 수사선상에 올랐다. 참가자 측이 미용실 원장을 통해 주최 측 간부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사실이 줄줄이 밝혀졌다. 미스코리아 진은 3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미스코리아는 미용실이 만든다’는 세간의 말을 일정 부분 증명했다. 브로커 역할을 한 명동의 미용실은 4번 연속 미스코리아 진을 배출한 곳이었다. 직원이 60여명에 이르는 이 미용실은 미인대회를 노크하는 여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곳을 찾는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돈으로 사서라도 왕관을 쓰고 싶어했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이 연예인이 되는 보증수표였기 때문이다. 이 미용실은 미성년자를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결과 대회 주최 측은 몇몇 미용실을 지정업소로 점찍고 유착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용실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에 비리 유혹을 떨치기 힘들었다.

검찰 수사는 대회 낙선자들의 제보로 시작됐다. 제보를 받은 검찰은 큰 기대 없이 ‘한번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수사에 나섰다가 ‘대어’를 낚았다고 한다. 이 사건은 미스코리아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으며, 이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과거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미인대회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섰다. 방송의 미인대회 중계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열어 미인대회의 억압성을 꼬집었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2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중계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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