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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 부자 증세, 한국은 감세

입력 2010.06.29 18:11

수정 2010.06.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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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악화된 재정을 복구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상당수 선진국들은 세금 지급 여력이 큰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높이는 ‘부자 증세’를 단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2012년 최고 소득세율의 인하가 예정돼 있는 등 ‘부자 감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외국선 부자 증세, 한국은 감세

29일 조세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로존 국가 등 세계 주요국은 앞다퉈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은 물론 부유세를 신설하고 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재정지출 축소와 함께 ‘부자증세’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2011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중산층과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감세, 대형 금융기관에는 은행세 부과, 부유층에 대해서는 증세와 감세정책 폐지 등을 세제개편의 기본방향으로 잡았다. 우선 연소득 2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적용되는 소득세 한계세율이 최고 35%에서 39.6%로 인상된다.

특히 부시 정부가 2001년 시행한 감세법안 대부분을 회귀시키고 있다. 고소득자 자본이득·배당에 대한 세율을 15%에서 20%로 인상하고 고소득자에 적용되는 항목별 세금공제 제한규정을 재도입해 공제금액을 세액의 28%로 제한키로 했다.

유럽 국가들도 고소득층 증세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4월부터 연 15만파운드(약 2억7500만원) 초과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40%에서 50%로 올렸다.

프랑스는 금융기관 임직원 상여금 중 2만7500유로(약 4100만원)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50%의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

재정적자가 심각한 남유럽 국가들도 일제히 최고 소득세율을 높였다. 그리스는 연 10만유로(약 1억4900만원) 초과 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40%에서 45%로 올렸고, 금융기관 임원의 보너스에 대해서는 무려 90%의 세금을 매긴다.

포르투갈은 연소득 15만유로(약 2억23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42%에서 45%로 인상했다. 아일랜드도 20만유로(약 2억9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최소유효세율을 20%에서 30%로 올렸다.

아이슬란드는 올해부터 순부(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가 9000만크로나(약 8억6200만원)를 초과하는 고소득자의 자산에 대해 1.25%의 ‘부유세’를 신설했다. 또 현재 22.75%의 단일세율로 돼 있는 근로소득세율을 24.1~33%의 누진세율로 바꿨다.

이에 반해 한국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도 증세는커녕 고소득층에 대한 추가 감세가 예정돼 있다. 현행 35%인 연소득(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이 2012년에는 33%로 낮아진다.

이명박 정부 출범때 내세운 ‘감세’의 도그마에 발목이 잡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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