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접한 양이 영재성 좌우
박물관 · 과학관 · 미술관 등서 보고 느낀 체험이 중요한 밑천
수학적인 ‘영재성’은 아이가 접하는 정보의 양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영재원에서 영재성을 판단하는 검사의 주요 항목을 보면 언어적 유창성·독창성·논리성 등이다.
아이가 이 같은 성향을 가지려면 책으로는 한계가 있고 직접 보고 경험한 체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방학동안 재미와 함께 수학적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장소로 도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박물관과 과학관, 미술관만큼 좋은 곳도 없다. 이런 체험장을 통해 생활 속에서 수학을 발견하고 이해한다면 수학 영재성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목적성을 강조하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즐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한다.
시매쓰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에게 체험학습으로 수학을 접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우선 아이와 함께 갈 곳을 정한다. 몇 가지 박물관을 후보로 두고 각 안내도를 출력해 무엇이 가장 흥미로운지 따져본다. 시간과 동선도 함께 고려한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창의성과 영재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갈 곳을 정했으면 각 박물관의 안내문을 정리하고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도 아이에게 맡겨보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하철·버스 노선을 찾는 식이다. 입장료도 함께 가는 일행을 고려해 계산해 보면서 수학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체험장에 도착하면 건물 구조부터 보도록 한다. 박물관·과학관·미술관 등은 처음 설계부터 꼼꼼하게 구성돼 구조가 튼튼하고 미학적인 의미도 있어 ‘수학적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람 시에는 동선을 미리 정해 효율적으로 한다. 부모가 동행할 때는 수학적 지식을 먼저 연구해 간다면 의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초등학생에게 유익한 박물관들을 알아보자.
◇생활사 박물관 = 옛 생활 도구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차근차근 각 용도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예를 들어 곡식을 재는 옛 도량형 기준인 ‘되’와 셈을 하는 ‘주판’을 보자. ‘되’가 현재 부피 기준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인지, 왜 당시 ‘되’를 단위로 썼는지 등을 알아본다. 또 주판은 어떻게 사용하며 과거에는 자릿수의 개념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직접 눈으로 보며 발견하고 깨닫는다.
또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팽이와 연 등 놀이 문화를 보면서도 수학·과학적 지식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자연사 박물관 =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대부분 마련된 자연사 박물관은 지구·생물·인간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다. 지구 자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시간·각도의 개념을 배운다. 46억년 전 지구가 탄생했을 때부터 최초 인류가 등장한 시점을 분수로 나눠보는 것도 가능하다. 공룡 화석과 곤충·동물 박제를 보면 확률·통계나 무게, 길이 등의 숨어있는 수학을 적용할 수 있다.
일상에서 보기 힘들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밑천이 된다. 이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과 재미있었던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관 = 연중 수학·과학과 관련한 이벤트가 있어 아이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방학에는 큰 전시회와 지역을 대표하는 주제의 전시회가 많다. 초등생은 다양한 소재로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좋고 중학생 이상이면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학습 효과가 좋다. 특히 방학을 맞아 가족여행을 하게 된다면 각 지역의 전시장과 박물관 등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미술관 = 미술관에서 굳이 수학적 지식을 찾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림 감상은 도형 감각과 공간·시각 지각력 등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