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최저임금 투쟁 동남아로 확산

이청솔 기자

처우 개선 파업 ‘도미노’

방글라데시 5만여 노동자 “임금 올려달라” 격렬 시위

저임금 아시아 개도국들 파업 통해 정부·기업 압박

아시아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소니, 폭스콘 등 중국 내 외국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노동쟁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변국들에서도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의 아슈리아 의류산업단지 노동자 5만여명은 지난달 19일부터 3일 동안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현재 2000다카(약 3만원) 수준인 월평균 임금을 5000다카(약 8만7600원)까지 올려달라는 목표를 내걸고 공장 50여곳을 점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다카에서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자당이 주도하는 3년 만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인도에서는 5일 재정긴축을 내세워 연료값 인상을 단행한 정부 조치에 저항해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베트남에서도 최근 대만 소유 신발공장 노동자 수천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일손을 놓았다.

중국발 최저임금 투쟁 동남아로 확산

노동쟁의가 잇따르면서 각국 정부는 이들을 달래기 위한 ‘당근’을 내놓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 소유 공장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올해 100만동(약 6만1000원)으로 올렸고, 라오스에서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29만킵(약 4만1000원)에서 34만8000킵(약 4만9000원)으로 인상했다.

캄보디아 노동자들은 정부의 임금 인상 제안을 ‘미흡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현재 캄보디아 섬유산업 노동자들은 월 평균 56달러(약 6만6000원)를 받고 있다. 정부는 5달러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동자 8만여명을 대표하는 자유노조는 최저임금을 70달러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중순 협상은 결렬됐고 자유노조는 이달 중 3일간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개도국의 ‘파업 도미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존 리초티는 “베트남, 라오스처럼 독립된 노조가 없는 나라에서도, 특히 물가가 많이 오르는 시기에는 쟁의가 발생한다”며 “최근 5년 사이에 그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노사분규로 외국계 기업들은 최근 주변 개도국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퍼스트리테일링은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제품 조달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기간 저임금 노동을 감수해온 아시아 개도국 노동자들도 파업 등으로 기업과 정부를 압박하기는 마찬가지인 형국이다.

아시아를 ‘세계의 공장’으로 유지하려는 외국계 기업들의 움직임 속에서 동남아 노동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권익을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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