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제재대상 北 기업·개인 리스트 수주 내 공개”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이란·북한 제재 전담 조정관은 2일 “몇 주 내에 불법활동에 관여한 북한 기업 및 개인의 리스트를 지정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 일행은 한국 정부에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오후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서울 남영동 미 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재래식 무기 거래, 사치품 구입, 북한 당국자들이 관여하는 기타 불법활동에 연루된 북한 주체를 겨냥하는 특정국 대상 조치를 새로 시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이런 행위로 수억달러를 벌어들여 자국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사치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북한이 제3국에서 이런 행위를 한 혐의가 포착될 경우 그 국가에 불법행동 사실을 통보하고 제재해 줄 것을 외교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인혼 조정관은 “현재 상태에서는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이름을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 아인혼 조정관은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며 “6자회담 재개 전에 북한은 9·19 공동성명 같은 과거의 비핵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동석한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지난 6월 유엔 안보리의 이란 핵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 이후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캐나다, 호주가 각자 이란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 이란이 고립되고 있다”며 “한국도 이러한 노력에 완전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도 “이란 핵 제재에 대해 한국 정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도 이 같은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북한과 이란의 행동으로 인해 두 나라가 연계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북한이 핵개발에 있어서 두 차례 핵실험을 해 훨씬 더 발전된 단계에 와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앞서 아인혼 조정관과 면담한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오늘 협의에서 한국 측은 제재의 대상이 아닌 원유수입이나 정상적인 무역거래는 보호돼야 하고, 이러한 한국과 이란 간 정상적인 무역결제를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미국은 공감과 이해를 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