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3년 전 수해 비교도 안돼”… 피해 심각
북, 국제사회에 공식적 ‘구호요청’ 여부 주목
북한이 최근 심각한 홍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언론들이 구체적으로 인명 피해 등을 보도하고 있지는 않지만, 구조작업에 군 비행기와 함정까지 동원되는 등 피해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구호요청’을 할 것인지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압록강변 마을이 홍수로 침수되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홍수로 인한 피해를 전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대의 비행기와 함정까지 동원해 5000여명의 주민을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전했다. | 로이터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오후 3시10분 “0시부터 (오전) 9시 사이에 수풍호 주변지역에 내린 300㎜ 이상의 강한 폭우와 중국 지역에서 무더기 비로 인해 압록강물이 넘쳐나 신의주시 상단리와 하단리, 다지리, 의주군 서호리와 어적리 등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농경지가 100% 침수됐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홍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 대의 비행기와 함정까지 동원해 5000여명의 주민을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의 이번 신의주 수해 보도는 당일 상황을 바로 전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 당국도 홍수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북한의 홍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집중호우로 개성과 흥남 등에서 수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일 “지난달 22일 내린 폭우로 성천강의 제방이 넘치면서 강 하류지역인 함경남도 흥남시에 살던 주민 2000여명이 완전 고립됐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군의 헬기로 구조됐지만, 흥남시 하덕리에 농촌지원을 나왔던 고등중학생 40명을 포함한 주민 120여명은 구조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1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북한 개성지역에서도 지난달 12~19일 300㎜ 이상의 폭우가 내렸으며 이에 따라 2850여종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물길을 비롯한 다리, 구조물, 주택 등이 파괴됐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지난달 28일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개성에 내린 비는 50년 만의 폭우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지역의 피해 규모는 외부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수해사실과 피해 복구 소식만 전하고 있을 뿐 인명 피해 등은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3일 함경남도 신흥군인민위원회 김대혁 사무소장의 말을 인용해 “피해는 3년 전의 수해에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재난”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2007년 8월 홍수 때 사망·실종자 600여명, 이재민 90만명, 주택 파괴·침수 24만가구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 이 때문에 이번 북한의 홍수 피해규모가 이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